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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Mar 22. 2024

바쁨의 정도

늘 바빠 보이는 사람과 여유로운 사람

바쁨의 정도는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회사에서 지켜보면, 늘 바쁘다고 말하며 정신없이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 어떤 사람은 매사에 여유롭고 차분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똑같은 양의 일이 주어졌다고 본다면, 사람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너무도 다른 것이다.


늘 바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유사한 패턴이 보인다. 하루종일 소득 없이 부산하게 돌아다닌다거나 마감시간이 다되어 허덕이는 모습, 또는 어딘가에 집중하기보다 동시에 이것저것 하며 정신없어 보이는 모습들이 바로 그런 들이다.


반면 늘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도 있다. 밑에서는 바쁘게 발을 젓고 있는 오리처럼, 겉으로는 크게 티를 내지 않지만 실제로는 일에 몰두해 있는 그런 모습 말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일수록 일도 더 꼼꼼하게 챙기고, 성과물의 품질도 더 높은 경우가 많았다.


요즘 후배들이나 동료들을 만나서, 인사치레로 요즘 많이 바쁘냐고 물어보면, 너무 바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럭저럭 할 만해요."라던가 "요즘엔 좀 낫네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아유, 바빠서 죽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한 마디 더 묻곤 한다. "무슨 일 하느라 그렇게 바쁘세요?" 그리고 나는 이때의 대답에 따라 그 사람의 바쁨의 정도를 추정해 본다.


조리 있게 2~3가지를 이야기하며 본인의 할 일을 명료하게 설명하는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진짜 할 일이 많은 경우다. 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느라..."라고 두서없이 말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 사람이 말하는 바쁨의 정도를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일이 바쁘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일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정말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데 있어, 물리적이고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뜻에 좀  가깝다.


그래서 바쁘다고 여기저기 떠벌리는 사람이라면 그만큼 주어진 자체에는 진심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본인이 집중하고 있는 일에 대해 최소한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 있어야 비효율을 없애고 효과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바쁜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차 질문을 통해 머릿속에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정말 바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


'바쁘다'의 의미는 각자에게 서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각자의 경험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충분하다. 바쁨을 단순히 일의 양으로만 측정할 수 없기도 하다. 양은 적지만 골치 아픈 일일 수도 있고 양은 많지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일 수도 있기에.


하지만 해야 할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가 있다 하더라도, 바쁘다고 투정 부릴 것이 아니라,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배분하는 것, 즉,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자 '바쁠 망(忙)'은 마음(心)을 잃고 있다(亡)는 의미다. 마음을 잃는 것은 결국 나를 잃는 것과 같다. 바쁘다는 사실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통해 일에 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남을 배려하고 본인을 되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잃어서는 매일의 일상이 더 힘들어진다. 혹여 바쁘다고 느낀다면, 스스로가 바쁨의 정도를 수시로 재점검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제 올해의 1분기도 거의 끝나간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바쁨의 정도를 가늠해보려 한다. 바쁨보다는 여유를 찾으며,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켜내는 온전한 삶을 누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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