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권력의 역사, 데이터 권력의 등장

by 동쟌


[ 소중한 시간을 아껴친절한 요약 ]

인류의 권력 구조는 왕권에서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거쳐 플랫폼과 AI 중심으로 이동해 왔다.

AI는 전통 국가 권력을 넘어서 초국가적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인간의 주도권은 점점 흔들리고 있다.

인간은 AI 시스템이 설계한 질서 속에서 인지하지 못한 채 더 수동적인 존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 본문 ]


우리는 점심에는 리뷰가 높은 가게에서 식사를 하고, 저녁엔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를 보곤 한다. 이 결정들은 누군가가 설계해 놓은 ‘선택지’ 위에서 이루어진다. 선택은 우리 것이지만, 선택지가 우리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인류 역사에서 권력은 늘 이동해 왔다. 왕이 다스리던 시대를 지나, 시민이 주권을 가진 민주주의가 등장했고, 산업과 자본이 세상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보와 데이터가 힘이 되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새로운 권력 구조가 떠올랐다. 그것은 플랫폼이었고, 알고리즘이었고, AI였다.

3부(11~15장, 힘의 역전)는 바로 이 흐름을 따라간다. 왕에서 국가로, 자본에서 플랫폼으로, 그리고 인간에서 인공지능으로. 권력이 어떻게 이동했고, 지금 어디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 변화 속에서 인간은 여전히 ‘주체’로 남을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지 거대한 구조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가 매일 무엇을 고르고, 무엇에 순응하고, 어디까지 통제를 허용할 것인지—작은 선택들이 모여, 권력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11.1) 왕권·민주주의·자본주의로 이어진 권력 이양


권력 주체의 역사적 흐름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은 왕이나 군주의 손에 집중되었던 고대·중세를 지나, 시민 혁명과 함께 민주주의 체제가 부상하면서 점차 분산되어 왔다. 절대왕정은 국민에게 세금·노역을 강요하며 권력을 행사했지만, 근대 혁명을 통해 국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개념이 확립되었다.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자본주의가 부상하여 부유층(대자본가나 기업주)도 국가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역사는 “왕권 → 민주주의 → 자본주의” 흐름 속에서 권력 주체가 변화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전통 구도와 한계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실질적으로 권력이 완전히 분산된 건 아니었다. 여전히 일부 계층이나 재벌·재정 권력이 정치판을 뒤에서 흔들고, 민중이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는다 해도, 정작 의사결정의 주도권은 특정 엘리트에게 돌아가는 일이 빈번했다. 자본주의는 산업 발전과 개인 자유를 촉진했지만, 경제적 불평등이나 권력 집중을 더욱 심화시키는 역설도 안고 있었다.

이런 전통 구도 안에서 20세기 말까지는 국가와 자본, 그리고 시민사회가 세 갈래로 권력을 나눠 가졌다고 볼 수 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권력 개념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11.2) 정보 시대, IT 기업의 급부상


인터넷이 국가 권력 일부를 잠식

인터넷이 보편화되자, 국민이 정보를 접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이 급변했다. 과거엔 신문·방송 같은 전통 매체가 여론 형성을 주도했지만, 이젠 누구나 온라인에서 뉴스를 읽고, SNS에서 생각을 공유한다. 이런 구조가 강화되면서, 정부·정당 등 전통 권력이 대중 통제를 독점하기 어려워졌다. 동시에 IT 기업들은 인터넷 접속 인프라와 서비스 플랫폼을 장악해, 국가가 아니라 “기업”이 사실상 거대한 소통 공간과 데이터의 흐름을 관리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초국적 IT 기업의 영향력

이 흐름의 대표적 예가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다. 이들은 국가 국경을 초월해 검색·소셜·전자상거래·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실상 장악했고, 전 세계인이 그 서비스에 의존한다. 이전에는 통신·출판·방송이 각국 정부의 규제를 받았지만, 인터넷 기업은 한 국가가 규제해도, 또 다른 국가나 국제 무대에서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기에, 전통적인 주권 개념과 충돌하는 장면이 많아졌다.


시민 권력 강화와 새로운 소외

정보 시대는 시민 개개인의 발언권을 키우면서도, 동시에 IT 플랫폼 독점 탓에 새 소외를 낳는 역설을 보여준다. 개인은 SNS를 통해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집단 시위를 조직하기가 훨씬 쉬워졌지만, 정작 플랫폼 자체의 규칙(알고리즘 편향 등)에는 무력하다. 국가도 이들 기업에 압박을 가하기 어렵고, 거대 플랫폼의 데이터·분석 역량이 엄청나다 보니, 정부가 정보를 제대로 통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정보 시대가 도래하며, 권력 지형이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11.3) AI가 불러올 새로운 권력 구조


데이터 통제와 알고리즘 의사결정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훈련하느냐가 경쟁력과 권력을 좌우하게 됐다. 과거엔 정부가 물리적 자원을 통제해야 국정 운영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빅테크 기업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행태·소비·의견을 실시간 수집·분석해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지”를 미리 예측하고 조정할 수 있다. 추천 알고리즘이 일반 소비자에게 노출하는 정보가 무엇인지에 따라 여론이 달라지기도 한다.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알고리즘 의사결정은 정치 영역에서도 부각된다. “AI가 가짜뉴스를 걸러낼 수 있을까?” 같은 논쟁이 등장한다. 경제 영역에서도 초단타 매매나 자율 물류 시스템 등 AI가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모델이 늘어나면서, 인간이 시장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빅테크 기업은 정부 규제보다 한 발 앞서나가, 글로벌 데이터 센터와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사실상 “초국가적 경제 블록”을 형성한다.


정부 vs. AI 권력 : 재편 시나리오

이렇게 데이터 통제와 알고리즘 의사결정이 확산되면, 정부·국회·법원 등 전통 권력 기구의 의미가 달라진다. 법 제정과 정책도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AI가 우선안을 도출하고, 의원이나 관료는 그것을 승인만 하는 수동적 역할이 될 가능성이 있다. ‘AI 독재’ 시나리오마저 상상할 수 있다. 어느 국가가 효율성을 극도로 추구해 “AI가 모든 시민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지침을 내린다”는 체제를 구축한다면, 전통적인 민주 절차는 빠르게 형식적 단계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반대로, 시민 직접 참여와 AI가 융합된 ‘AI 민주주의 모델’도 가능하다는 낙관론도 있다.


사회 기득권과 AI 결합의 파장

한편, AI가 권력을 장악해도, 인간 엘리트 집단이 이를 조종하거나 결탁해 독점을 강화할 확률이 높다는 경고가 많다. 결국 “미래 권력”은 AI와 결합한 소수 자본·정치 그룹이 쥐게 되고, 대다수 사람은 거대한 감시·편향 시스템에 순응해야 하는 형국이 벌어질 수 있다. 이는 “과거 독재보다 훨씬 정교한 독재”가 등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감시 기술과 정보 분석 능력이 압도적이니, 시민이 반발을 시도하기 전에 알아차리고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11.4) 통제 사회 vs. 자율 사회


감시·규제 기술의 비약적 발전

AI와 빅데이터가 결합하면, 스마트시티·교통관리·치안 시스템 등에서 엄청난 효율을 낼 수 있다. 예컨대 CCTV 영상 실시간 분석으로 범죄를 선제 파악하거나, 사회 신용 평가 체계를 구축해 시민 행동을 관리하는 방법이 손쉬워진다. 그러나 이 편의와 효율 뒤에는 개인 자유와 인권을 억압할 위험이 늘 있다. “공공안전”이란 명목으로, 사람들의 온라인·오프라인 활동이 24시간 모니터링되고, 무의미해 보이는 정보도 알고리즘이 학습해 잠재적 반체제 인물이나 행동을 색출해 낼 수 있다.


국민 자율성의 딜레마

통제 기술이 강력해질수록, 일반 시민은 편리와 안전을 얻는 대신 사생활 노출과 인권 제약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자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감시를 최소화하자”는 목소리도 잦아들지 않는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 네트워크나 암호화 기술로 개인이 데이터를 지키고, 국가·플랫폼 간섭 없이 자유롭게 활동하려는 움직임이 그 예다. 하지만 통제 장치가 없어지면 범죄·테러 위험이 커질 수도 있고, 긴급 상황에서 국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어디까지 자유를 허용할 것인가

결국 통제 사회와 자율 사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현대 권력 구조의 주요 과제가 됐다. AI가 확산될수록, 감시가 더 쉬워지고 개인 정보를 미시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응해 자유·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는 기술이나 제도(법원 판결, 헌법상 권리 강화, 시민 단체의 감시)도 동시에 발전해야 한다. “어느 정도 통제가 사회 안정을 가져오면서도, 개인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하는가”라는 질문은, 국가 모델과 이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토론이 계속될 전망이다.




(11.5) 플랫폼 권력이 국가보다 셀 수 있다



국가 주권과 플랫폼 엘리트

과거 경제·정치 권력은 주로 국가 차원에서 행사됐지만, 지금은 플랫폼 기업들이 인프라와 데이터를 독점해, 정부가 “국민 보호”나 “시장 질서 조정”을 하려 해도 플랫폼 동의 없이는 쉽지 않다. 일부 국가가 데이터 지역화 정책을 펴거나 세금을 부과하려 해도, 기업은 ‘본사 국가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우회해 버릴 수 있다. 이는 전통적 주권 모델이 디지털 시대에 얼마나 취약해졌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구글·아마존의 힘

구글은 검색 시장의 절대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전 세계 정보 접근 경로를 장악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AWS를 통해 수많은 기업·정부 기관 서버까지 호스팅한다. 만약 아마존이 서버 접속을 중단하면, 해당 국가 공공 서비스도 마비될 수 있다는, 놀라운 인프라 의존 상황이 벌어진다.


디지털 독점의 파장

이런 플랫폼 독점은 경제·문화·정치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언론·콘텐츠 산업도 이들 플랫폼 알림과 알고리즘 노출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또한 배달·쇼핑 중개 플랫폼이 없으면 소비자와 연결되기 어려워진다. 어떤 국가가 규제를 세우려 해도, 기업이 사업 철수 위협을 내세우거나 우회 방식을 택하면, 정부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디지털 영토가 확고해질수록 ‘거대 플랫폼 vs. 국가는 누가 더 강한가?’라는 질문이 점점 현실화한다.


국제적 공조와 규제 가능성

유럽연합(EU)은 반독점·개인정보 보호 규제를 강화해 빅테크에 맞서는 길을 모색하고, 미국 정부 내에서도 빅테크 청문회와 반독점 소송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기업들이 글로벌 판매와 서버 네트워크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어느 한 국가가 완벽히 통제하기 어렵다. 만약 각국 정부가 협력해 공조 규칙(예 : 데이터 공유, 세금, 반독점 지침)을 수립한다면 플랫폼 권력을 견제할 수 있지만, 경쟁 중인 국가들이 자국 기업과 연계해 이득을 취하고 싶어하기에, 국제 공조는 쉽지 않다.


새로운 권력 주체

요약하자면, 플랫폼은 사용자 ‘데이터’를 자산으로 삼아 국경을 초월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됐다. 국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며, 시장·여론·행정 서비스를 통제할 힘을 갖춘 셈이다. 이는 과거 왕권·자본 시대와는 또 다른 형태의 “플랫폼 초강대국”으로 비유되며, 실제로 정부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권력을 지닌다. 앞으로 이 구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국가와 기업 사이에 어떤 충돌·타협이 일어날지가 “권력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11.6) 권력 탈중앙화 시나리오


블록체인·DAO로 분산 권력?

플랫폼 독점에 반발하는 세력이나 자유주의자들은, 블록체인과 DAO(탈중앙화 자율조직)를 이용해 ‘분산 권력’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블록체인은 중앙 서버 없이 여러 노드가 데이터를 공동 검증·보관해 위·변조를 막는 기술이다. 이를 조직 운영에 접목하면, 특정 리더나 중앙기관 대신 구성원들이 투표나 합의 프로토콜을 통해 결정하고,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이상론이 생긴다.


‘무(無)정부’식 모델의 한계

이 시나리오에선 국가나 대기업 대신, 네트워크 참여자가 규칙을 짜고 실행하는 자율분산 조직이 핵심 권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가상화폐나 NFT(대체 불가능 토큰) 거래를 운영하는 DAO가 대표 예다. 그러나 규모가 커질수록 합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고, 내부 갈등·보안 취약점·스캠(사기) 문제가 빈번하다는 현실적 한계가 드러난다. 완전한 탈중앙화는 이상적이지만, 운영 책임과 비용이 커서 현실 적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가능성과 과제

그럼에도 탈중앙화 시나리오는 국가나 초대형 플랫폼의 집중 통제를 피하고, 개인 자유·참여를 극대화한다는 면에서 관심이 크다. 지역사회나 특정 커뮤니티가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를 꾸려 투명하게 자원을 쓰거나, 예술가들이 NFT를 활용해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수익을 얻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부분적인 성공 사례가 쌓여가면, 권력 구조를 ‘하향식(top-down)’에서 ‘상향식(bottom-up)’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크다. 물론 중앙화된 관리와 효율 간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계속된 과제로 남는다.




(11.7) 이미 벌어지는 AI 패권 경쟁


미국 vs. 중국, AI 주도권 다툼

글로벌 무대에서 AI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단연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자본·인재·기술 인프라가 집중돼 있고, 대형 클라우드 기업이 AI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 시장을 선도한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대규모 데이터 수집과 연구개발에 투자해, 안면인식·무인 상점·스마트시티 등 분야에서 빠르게 구현한다. 두 나라는 반도체·칩 제조를 비롯해 AI 알고리즘, 슈퍼컴퓨터, 클라우드 인프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

AI는 단순 기술이 아니라 경제·안보·군사의 핵심이 되고 있다. 군사용 드론·사이버전, 초고속 금융 거래, 빅데이터 기반 경제 전략 등에서 AI 역량이 국력에 직결된다. 따라서 미국·중국은 AI 인재 영입과 투자 확대로 경쟁하고, 각국 동맹에게 자국 AI 생태계를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가한다. 글로벌 기업들도 어느 쪽과 협업하느냐에 따라 시장 접근 기회가 달라진다.

결국 AI 패권 경쟁은 미국 중심의 기존 세계 질서를 지키려는 흐름과, 중국이 ‘기술 굴기’를 통해 새 강대국 지위를 굳히려는 흐름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이 경쟁이 과열되면 세계 각국이 ‘AI 블록화’(각 진영에 속해 기술 표준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형태)를 겪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중소 국가와 기업의 선택

이 대립 구도 속에서, 중소 국가나 기업은 어느 AI 인프라를 쓰고, 어떤 표준·규제에 맞출지 고민해야 한다. 가령 미국 제재로 인해 중국 기술 도입이 어려워지거나, 반대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측과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각국 정부도 자국 AI 산업을 키우려 애쓰지만, 글로벌 기업과 양대 강국의 기술 우위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 AI가 곧 외교·무역·경제 질서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뜻이다.

AI 패권 경쟁은 앞으로 군비 경쟁, 경제 제재, 기술 스파이 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양 진영이 모종의 타협을 이룰 수도 있고, 국제 기구를 통한 AI 윤리·표준 협력이 진행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권력 구조가 국가 단위만이 아니라 “대기업+정부+동맹국” 결합체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AI 시대 권력 재편에서 강대국 간 경쟁이 세계 정세의 핵심으로 부상한 만큼, 중소국·민간에게 남는 자율성이 얼마나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11.8) 인간이 주도권을 지킬 수 있을까


전통 권력 체계가 붕괴되는 시점

앞서 살핀 것처럼, 권력은 더 이상 “국가 vs. 자본”이라는 이분법으로 환원하기 어렵다. AI·데이터·플랫폼이 새 주체로 떠오르고, 개개인은 그 안에서 때론 힘을 확대하기도, 때론 소외되기도 하는 중이다. ‘통제 사회 vs. 자율 사회’, ‘빅테크 vs. 정부’, ‘AI 독재 vs. 민주주의 업그레이드’ 같은 갈림길 속에서, 인간 한 명 한 명이 주도권을 어떻게 확보하거나 상실할지가 권력의 미래에 직결된다.


기술이 주도권을 가져가는 시나리오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AI가 독립적 의사결정 주체가 되어, 인간은 단지 감시·관리 대상에 머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컨대 자율 무기 시스템이 지휘관 승인 없이 공격을 감행하거나, 알고리즘이 정책 우선순위를 제시하고 정치인들은 이를 “효율 극대화”라는 명분 하에 승인만 하는 식으로, 인간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변 인물이 될 수 있다. 시민은 편의에 길들여져 ‘알고리즘 통제’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이거나, 잘 인지하지 못한 채 기계적 권력에 순응할지도 모른다.


인간 주도권을 지키는 노력

반면, 각국 혹은 시민단체가 AI 의사결정에 대한 투명성·설명가능성(XAI)을 요구하고, 데이터 공유·분산 원칙을 강화하며, 독점 기업을 반독점법으로 해체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인간이 최종 책임자가 되는 체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 시민 참여 모델이 기술 플랫폼과 결합해,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여지도 있다. 예컨대 AI가 수집한 의견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이 직접 정책 대안을 온라인 표결로 결정하는 ‘AI 보조 민주주의’ 방식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개인 차원에서의 자율성

정치·경제 구조 수준에서의 권력 흐름 외에도, 개개인이 일상에서 “AI가 제안하는 선택지를 무조건 따를 것인지”, “프라이버시와 편의를 어떻게 맞바꿀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계속 온다. 자율주행차나 배달 플랫폼, 스마트홈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인간은 더 적은 고민으로 삶을 영위하지만, 동시에 시스템이 내준 길을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역설도 있다. ‘작은 주도권’을 여러 선택에서 확보하려면, 디지털 리터러시나 규제 대응이 필수적이다.


권력의 다층 구조와 인간의 선택

결국, “인간이 주도권을 지킬 수 있는가?”는 단순히 AI 개발의 방향만이 아니라, 사회·문화·교육·법률 등이 어떻게 협력해 기계 통제를 관리하고 인간 중심 가치를 지킬지에 달려 있다. 권력은 국가·기업·플랫폼·AI·시민 등 다층적으로 분산되거나 재집중될 수 있는데, 그 분배 구조는 지금 우리가 내리는 정치적·제도적 결정이 좌우한다.

만약 인공지능이 의사결정 우위에 서고, 사람들은 그 효율성을 거부하기 어려워진다면, 근대 이후 형성된 “인간 중심 권력”은 무색해질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AI를 공동체 이익과 개인 존엄을 보존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면, ‘인간 주도권’을 유지하며 새로운 형태의 권력 균형을 실현할 수도 있다.

권력 재편 시나리오는 AI가 주도하고 인간이 주변이 될 전망, 인간·AI 협력으로 새 민주주의를 열 전망, 빅테크 독점이 가속화해 시민이 소외될 전망 등 다면적이다. “인간이 주도권을 지킬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3부(11~15장) 전체가 보여줄 이야기—데이터·AI가 만드는 권력 변화 속에서 인간 위치가 어디까지 흔들리고, 어디서 회복 가능한지—의 중추적 질문이 바로 여기에 있다.




※ 참고문헌(이 글의 개념과 논의는 아래 책들을 발췌 또는 요약을 통해 참고하여 재해석해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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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on Musk & Neuralink Public Presentations (2017–2023), Neurali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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