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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지금, 외식업 창업인가?

외식업 시장의 변화와 기회

by 황학동온라인


“왜 이 시점에 다시 외식업인가?”

2025년, 외식업을 둘러싼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폐업률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폐업한 외식업체는 무려 17만6천여 개, 전체의 21.52%에 달합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보다도 82.6% 증가한 수치이며,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즉, 지금 외식업 시장은 단순한 불황이 아닌 구조적 위기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위기의 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품고 있기도 합니다.




폐업률 급증의 이유: 고정비와 격차

수익구조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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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의 위기는 단순히 ‘장사 안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수익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는 급등한 고정비가 있습니다. 2025년 최저임금은 10,030원, 사상 첫 1만 원 돌파입니다. 인건비뿐 아니라 식재료비, 임대료, 배달 수수료 등도 상승해, 기존 매장들이 비용 구조를 견디지 못하고 탈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영업이익률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평균 수익을 20% 이상 가져가지 못하면 '망한 장사'라고 했는데, 요즘은 10%만 가져가더라도 "잘했다. 선방했다."라고 말합니다.


평균 영업이익률
2019년: 15.0%
2020년: 12.1%
2022년: 11.6%
(2023년은 비공식 하락 추정)


매출이 늘지 않는 반면, 비용은 크게 상승했습니다.


연평균 매출 증가율: 4.2%
연평균 비용 증가율: 5.6%


식자재비 비중은 42.4%(2022년 기준)로 가장 높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3년 농산물 물가 상승률: 10.4%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의 4.5배에 달합니다.


외식물가도 올랐습니다.


2022년: 7.7%
2023년: 6.0%
2024년 초: 3.1% 예상치


20250402_161622.png 삼정KPMG-외식-프랜차이즈-트렌드


하지만 가격을 올려도 손님이 줄어드는 상황이라 가격 인상이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입니다. 2023년 배달 외식 매출은 1.54% 감소, 실질 소비는 3.3%나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외식업체가 망하는 건 아닙니다. 쌈밥, 제례음식, 도시락 전문점처럼 특정 업종은 폐업률이 30~40%를 넘기지만, 반대로 샐러드, 세계요리, 도시락 등은 동시에 높은 신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낡은 방식의 외식업은 도태되고, 새로운 방식이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도 누군가는 외식업을 시작할까?

폐업률이 20%를 넘고, 인건비·재료비·임대료까지 모두 상승하는 시대.


지금은 ‘하지 말라’는 신호가 넘쳐나는 외식 시장입니다. 그런데도, 매년 수많은 창업자가 외식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무모함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은 무언가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1. 상권의 리셋

코로나 시기를 버티지 못한 점포들이 폐업하면서, 입지 좋은 매장들이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임대료도 예전보다 유연해지는 경우가 많아, 창업자 입장에서는 좋은 조건으로 매장을 확보할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합니다. 2023년 음식점 신규 인허가 수는 약 10만 건으로, 폐업보다 많지는 않지만 여전히 활발한 편입니다.


2. 초기비용 절감

이제는 '구매'가 아니라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중고 기기 활용, 비교 견적 서비스, 투명한 시세 공개를 통해 초기 비용은 과거보다 훨씬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정보는 더 많이 주어졌고, 선택지는 더 넓어졌습니다. 창업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3. 기술을 통한 운영효율 상승

이제는 중형 이상의 매장이 아니더라도, 소규모 매장에서도 최소 인력으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습니다. 인건비 상승과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테크, 무인 주문 시스템, 협업 로봇, POS 자동화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주방 자동화’, ‘셀프오더’, ‘온라인 발주’ 같은 시스템들이 이제는 창업의 기본 옵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디지털 흐름은 단지 운영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지속성까지 영향을 줍니다.


4. 소비 트렌드의 세분화

소비자들도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성비, 가치소비, 루틴 소비 같은 키워드를 기준으로 매장을 선택합니다. SNS 트렌드를 쫓는 대신, 일상 속에서 반복 방문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졌습니다. 대형 브랜드만이 경쟁력을 갖췄던 시대에서, 이제는 소규모 브랜드도 ‘기획력’과 ‘콘셉트’만 있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결론: ‘하지 마’가 아니라, ‘준비 없이 하지 마’


외식업은 지금 분명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실전에서 쓸 수 있는 기준과 데이터, 그리고 현장 경험 기반의 솔루션이 없다면 ‘장사는 되는데 남는 게 없는 가게’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시작합니다.

장비를 고르는 순간부터 폐업을 고민할 때까지, 외식업 전 과정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안내서로 말입니다.


외식업 시장은 지금도 여전히 크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준비된 질문, 분석된 판단, 현장 기반의 정보를 가지고 창업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창업을 ‘감’이 아니라 ‘기획’으로 접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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