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엄마의 생활철학

햇볕의 힘

by 해피마망

어제까지만 해도 주룩주룩 내리던 비가 멈추고 오늘은 해가 짱짱하다.

오후 두시의 맑은 햇살이 서쪽 창으로 투명하게 들어온다.

창 앞의 작은 아스파라거스의 가느다란 잎줄기가 햇살에 환하게 피어오른다.


"아~ 빨래하기 좋은 날이다!"

칠십이 넘은 남편이 한마디 한다.

언제부턴가 남편은 햇살 좋은 날에는 꼭, '빨래하기 좋은 날이다' 라며 말을 하는데 나름대로 좋은 날씨에 대한 경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닌게 아니라 빨래를 할까 싶어 세탁실로 나갔다.

하얀 속옷들을 분리해서 세탁기에 집어 넣고 세재를 넣는다.

시간이 지나'삐삐삐~'세탁이 끝났음을 알리는 소리를 듣고 나가 빨래를 넌다.

하나씩 들고 공중에서 탁탁 털어서 빨랫대 위에 줄을 맞추어 널어준다.

빨래를 널기전에 이렇게 탁탁 털어주면 탈수때문에 주름졌던 것들이 조금은 펴진다.

널다보니 런닝셔츠에 김치국물같은

채 지워지지 않고 벌겋게 자국을 내고 있다.

세탁기로도 지워지지 않은 이런 얼룩이 묻은 옷은 해가 더 잘 쬐는 창가쪽으로 넌다.

햇빛의 힘으로 뽀송하게 마르고 보면 이런 얼룩쯤은 모두 말끔하게 사라져서 흔적도 안남는다.


햇볕에 너는 빨래는 이래서 참 좋다.

빨래를 걷을 때 보면 웬만한 주름들은 좍좍 펴져서 깔끔하다. 마찬가지로 웬만한 얼룩도 찾을 수 없게 말끔히 사라져 버린다.

이렇게 깨끗하게 희어진 빨래를 개려면 콧노래마저 나올 만큼 기분이 좋다.


살면서 마음에 주름이 지고 얼룩이 생겼는가?

햇볕으로 나오라.

하늘이 주는 무한한 따스함으로

마음을 펼쳐보라.

주름과 얼룩은 어느새 사라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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