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듦의 멋이란
감자탕을 끓였다.
등뼈를 5kg 정도 샀다.
남편이 보더니
'그거 갖고 되겠나'면서 2kg을 더 사 왔다.
펀치볼 우거지를 삶아서 넣고,
감자도 넣고 제대로 끓였다.
구수한 냄새가 집안에 진동하고,
국물맛을 보니,
음~ 모자람 없이 아주 좋은 맛이야!
감자탕의 풍미가 제대로 느껴진다.
이웃들이 모여 감자탕으로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뜨끈하니 진짜 진하고 맛있어요.
몸보신을 한 기분이에요.
고기가 많이 붙었네요.
어쩌면 냄새도 안 나고 이렇게 잘 끓이셨어요.
모두들 한 마디씩 하며 정말 잘 드신 표정들이다.
그런데!
남은 감자탕의 양이 먹은 양의 세배가 넘는다.
한 들통이나 남았다.
이걸 어떡하나? 하다가 그릇들을 꺼내
한 그릇씩 담아서 나눠 드렸다.
집에 가서 식구들이랑 함께 드세요.
감자탕이 담긴, 핸들이 달린 보관용기를 하나씩 드리니 다들 좋아하신다.
들통은 비워지고 내 마음은 가벼워졌다.
음식이 남으면 고민도 함께 남았었다.
이제 두식구뿐이라 먹는 양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러나 손님이라도 올라치면 늘 준비하는 음식의 양이 많다.
모자람보다는 남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다.
손님들이 돌아가고 나면 음식은 남고 우린 남은 음식으로 일주일을 살기도 했다.
남은 음식을 싸주거나 나눠준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따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면, 먹고 남은 음식을 싸주는 것은(손을 안 댄 음식이라 할지라도) 실례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책길에서 만난 공원의 할머니들이 덥석 쥐어주는 가래떡 한 줄에서 온정을 느끼고 난 후 생각이 달라졌다.
그래! 남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나누는 마음자체가 따뜻한 거야.
우리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뭐라도 싸서 쥐어주고 싶은 그 마음을 받는 것이야.
먹다 남은 것이 아닌,
미처 손을 대지도 않은 깨끗한 음식을
나누는 것은
실례가 아니고 정이야.
흐뭇하게 돌아가는 얼굴들을 보며,
자기 생각으로 지레 인색한 사람이 되었던
지난날이 반성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만큼이나 흐뭇한 마음으로, 비워진 들통들을 설거지한다.
어쩌면 이런 게 나이 듦의 멋인지도 모르지.
안녕하세요.
상큼발랄 해피마망의 인생철학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0화를 끝으로 이 시리즈는 완결이 되네요.
곧 다음 글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