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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인생 계산서

주말만 바라보는 삶, 그리고 57년의 헛된 버려짐

by GOLDRAGON

금요일, 드디어 다다른 한 주의 종착역

오늘은 금요일이다.
한 주의 끝, 주말의 문턱에 서 있는 금요일.
나는 이 날을 기다렸을까.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금요일이 오기 전까지, 월요일 아침 알람에 몸서리치고, 수요일 중간고비에 지쳐, 금요일 오후가 되어야 목적지에 도착한 듯 비로소 안도하며 숨을 고를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이 오면, 다시 시작될 월요일을 생각하며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진다.

그렇다면 평일은 과연 필요 없는 날일까.
내 가까운 지인은 한때 이렇게 말했다.
"난 토요일만 보고 한주를 버틴다."


숫자로 보는 현실

나는 그 말을 듣고 문득 계산해보고 싶어졌다.
만약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는 주말, 즉 토요일과 일요일만 삶의 행복한 날이라면, 나머지 평일 5일은 단지 주말을 더 값지게 만들기 위한 들러리일 뿐일까.

간단히 계산해 보면, 1년 365일 중 주말은 약 104일.
즉, 1년의 약 28~29%만이 주말처럼 기쁜 날이다.
기대수명을 80년으로 잡는다면, 인생 전체에서 약 23년만이 주말의 기쁨을 만끽하는 날, 나머지 57년은 주말을 기다리는 날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숫자로 보면 현실이 조금 냉정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평일의 하루하루가 무가치한가?

평일 속의 작은 행복

몸이 안 좋은 날에도, 주말에 기다리던 여행이나 친구와의 약속이 있는 날에도, 평일은 단순히 '보내야 하는 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작은 성취, 짧은 산책, 따뜻한 커피 한 잔, 동료와 나눈 웃음, 퇴근 후 혼자 보내는 조용한 시간.
평범한 하루 속에도 삶의 소소한 기쁨은 분명 존재한다.

요즘 사람들은 하루를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
퇴근 후 운동, 독서, 취미, 자기 계발... 하루 24시간을 나만의 의미로 채운다.
그럼에도 주말을 기다리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마음은 자연스럽고, 인간적이다.

평일은 결코 버려지지 않는다

평일을 완전히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하루하루의 소소한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점심 한 끼, 길을 걸으며 느낀 바람, 나 자신에게 보내는 격려와 위로.
이것이 평일 속의 행복이다.
작은 순간이 모여 삶의 큰 의미를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천년만년을 사는 것이 아니기에, 매 순간을 소중히 해야 한다.
주말만 바라보며 하루를 흘려보내는 삶 대신, 평일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하고 의미를 만들어가는 삶을 살자.
하루하루를 사랑하며, 각자의 마지막 순간에 뒤돌아보며 "참 잘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평일은 결코 쓸모없는 날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아직 깨닫지 못했을 뿐, 오늘 하루에도 충분히 행복의 씨앗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씨앗들은 결국 우리가 주말만을 기다리며 사는 57년이 훨씬 더 값진 삶의 순간임을 증명 할 것이다.


오늘, 평일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다

오늘도 나는 평일 속에서 나를 위한 작은 행복을 찾아본다.
은은한 커피 향, 창밖 햇살, 동료가 건네는 미소, 책장을 넘기는 손끝의 감각...
모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순간들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 또 한 번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평일을 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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