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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일 분만이라도 」 임하연

중앙 일간지 문화부장께서 쓰신 평 첨부

by 임하연 시인


일 분만이라도


임하연


엄마가 일 분만이라도 살아오시면

내 가슴 그 시간 뻥튀기 기계되어

그 넋을 안고 뜨겁게 구르다가

우리 마당 햇살 뛰노는 꽃밭 위에

사뿐히 풀어드릴 테야


행복했던 시절 분수처럼 솟구쳐

난만하게 흐드러지던 웃음소리

당신의 식은 가슴을 다시 데우고

추억에 벅차 차마 돌아설 수 없게


나, 그 손을 꼬옥 잡고

바다처럼 깊어진 내 안의 우물에서

술이 되게 익어버린 말들을

잘방잘방 별 담아 달 담아 길어 올려

당신 치마폭에 넘치도록 부으면


내 고요한 그리움에 고인

다디단 서러움에 취해

다시는 떠나실 일을 잊고

그 일 분으로 내 평생 함께 머무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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