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과 연락의 관계
사람들은 흔히 연락문제를 애정의 척도로 생각한다.
특히 연락을 자주 원하는 사람은 연락을 귀찮아하는 상대를 의심한다.
나한테 관심이 너무 적은거 아냐?
나를 별로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물론 애정이 식어서 그런 경우도 분명 있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연락을 자주하길 원하는 사람과 사랑과는 별개로 빈번한 연락에 힘들어하는 사람의 내면에 대해 이야기하려한다.
연락을 자주 원하는 사람은 연결욕구가 강하며 상대의 존재 확인을 통해 안심한다.
이들은 연인과 메시지를 자주 주고받지 않으면 존재감이 흔들린다.
이는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즉, 연락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지탱하는 도구다.
반대로 연락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은, 자기 안의 자유 욕구와 분리의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무의식적으로 페르소나(사회적 가면)를 덜 쓰고 싶어 한다.
사회적 역할에서 벗어나 연인에게까지 형식적인 대화를 반복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굳이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사랑의 부재가 아니라 개별성에 대한 갈망일 수 있다.
연락을 자주 원하는 사람은, 상대가 연락을 줄이면 '사랑이 식었다'는 자기 불안을 상대에게 투사한다.
연락을 줄이는 사람은, 상대가 연락을 요구하면 '나를 구속한다'는 두려움을 상대에게 투사한다.
즉, 실제로는 마음이 변했다거나 집착한다가 아니라 서로의 내면상태가 상대의 행동에 덧씌워지는 것이다.
이러한 충돌로 인해 연락문제는 다툼이 된다.
연락 문제는 곧 그림자와의 만남이다.
자주 연락을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혼자 있으면 불안한 나’를 보지 않으려 한다.
연락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상대에게 의존하는 나’를 두려워한다.
결국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길은, 상대의 방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내 안의 그림자를 인식하는 것이다.
연락이 무조건 애정의 척도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 속에 담긴 내 불안과 욕구를 읽어낼 때 비로소 사랑은 성숙해진다.
내가 왜 불안한지, 반대로 왜 구속처럼 느끼는지 나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보는 것이 좋다.
연락의 빈도는 결국 사랑의 크기를 재는 잣대가 아니라, 각자가 서로를 어떤 방식으로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창이다.
이 다름을 인식한다면 연락문제는 자기 이해와 관계의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