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글을 적는 이유
《글쓰기에 대하여》
- 하필 글을 적는 이유
업무로 작성하는, 보고서 같은 글은 사실들을 수집, 나열하고 결론을 도출한다.
글 작성 자체가 목적이 아닌, 그 글을 작성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따로 있다.
지금 적는 이런 글은 항상 첫 문장이 가장 어렵다. 글의 목표도, 담고자 하는 내용도 모호하기 때문이다.
뭔가 쓰고 싶은 말이 있어 창을 띄웠으나,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감정, 생각, 동기들을 추려내고
그것을 언어화하여 엮는다는 것은 막상 쉽지 않다. 또한 글을 작성하며 생각이 변하기 일쑤고, 쓰면서
생각이 더 복잡해져 결국 창을 닫아버리는 일도 부지기수이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재미있다.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생각을 정리" 한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 여러 의미일 수 있겠으나 나에게는 종종 떠오르는 감정, 고민들을
구체화하여 표현하고, 확인하며, 그것을 마주 본다는 의미가 있다.
누군가는 친구와 한 잔 하며, 음악을 들으며, 영화를 보며 생각을 정리하겠지만 나에게는 글쓰기가 좋다.
그렇다 보니 뭔가 밝고 즐거운 이야기보다, 고민과 무거운 이야기들만 늘어놓는 낙서장이 된 것 같다.
마주 보게 된 것들을 기록해 놓으며, 다음에 그 글을 읽을 때는 어떻게 될까를 상상해 본다.
열등감에서 좀 벗어날 수 있을까? 그리움에선 이제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은데 하며 글을 적는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