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남편은 부담스러워했다.
"더 많이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운전은 남편이 하니까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지금 우리 가족이 매주 나가는 걸 그대로 쓰면 되는데 뭘 많이 나가?" 사실이었다.
어차피 율이 데리고 주말마다 나가던 우리였으니까.
남편이 물었다. "1년 하면 만원은 버냐?"
속으로 생각했다. 만원 이상은 벌겠지.
체험단만 해도 만원은 넘으니까.
그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남편은 원래 여행 가면 대충 보고 대충 놀고 오는 게 강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구성하는 코스를 따라 다녀야 해서, 한 번 나가면 여러 군데를 깊게 보고 와야 했다. 당연히 피곤해했고
짜증도 냈다.
저번에 아침 일찍 나갔는데 오후 8시쯤 집에 들어왔을 때였다.
남편이 "빨리 나간 날은 5시 이전에 들어오자."
좀 억울했다. 남편이 레일바이크 타자고 해서 갔는데, 시간이 5시 30분 것만 남아서 기차 카페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 탄 거였고,
마치고 아울렛 가기로 한 것도 둘이 합의한 거였는데. 그래도 남편 말도 이해는 갔다. 피곤했을 거니까.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남편은 조금씩 달라졌다. 같이 게임하는 사람들한테 한 번씩 봐달라고 하더니, 내가 잘되면 자랑도 했다. 좋아요도 눌러줬다.
그게 웃겼다. 처음엔 부담스러워하던 사람이.
요즘은 더 웃긴다. 내가 사진을 안 찍고 있어도 남편이 먼저 말한다.
"이건 찍어야 하는 거 아니야?"
"영상은 오늘 올려야지?" 훈수를 둔다.
블로그 시작할 땐 부담스러워하더니, 이제는 같이 하는 것 같다. 운전하고, 기다려주고, 훈수 두고.
남편이 보는 나의 여행은 아마 피곤한 여행일 거다. 대충 보고 대충 놀던 주말이, 이제는 계획대로 움직이고 사진 찍고 영상 찍고 하는 주말이 됐으니까.
그래도 잘되면 뿌듯해하고
가고싶은곳을 잘 데려다주는 남편덕에
오늘도 블로그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