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프리메이슨 의식의 신비주의

by DrLeeHC

제2부: 프리메이슨의 철학과 에소테리즘


제7장: 프리메이슨 의식의 신비주의


7.1 입문 의식의 구조와 의미


우리가 프리메이슨의 철학과 상징이라는 건축물의 설계도를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그 설계도가 어떻게 한 개인의 영혼 속에서 살아있는 체험으로 구현되는지를 목격할 차례입니다. 프리메이슨의 입문 의식은 단순한 환영 행사나 비밀스러운 회원 가입 절차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 명의 평범한 인간, 즉 '세속인(Profane)'이 상징적인 죽음을 통해 과거의 자신과 결별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정체성을 지닌 '프리메이슨'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극적으로 연출한 한 편의 장엄한 참여형 드라마(Participatory Drama)입니다. 이 의식의 진정한 목적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체험을 통해 한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지울 수 없는 각인을 새기는 변성 (Transformation) 그 자체에 있습니다.


이 영적인 여정은 로지의 문을 들어서기 이전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지원자는 가장 먼저 '숙고의 방 (Chamber of Reflection)'이라 불리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어두운 방으로 안내됩니다. 그곳은 촛불 하나에 의지한 채, 해골과 모래시계 같은 죽음과 시간의 유한함을 상징하는 물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지원자는 이곳에서 홀로 자신의 인생과 도덕적 가치관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 가족과 인류를 위한 일종의 철학적 유언을 작성하도록 요청받습니다. 이것은 지원자가 자신의 낡은 자아, 즉 세속적인 가치관과 편견에 대해 상징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새로운 탄생을 위해 마음을 비우는 신성한 준비 과정입니다.


준비를 마친 지원자는 의식을 위한 다음 단계를 밟습니다. 그의 주머니 속에 있는 모든 금속류의 제거를 요청받는데, 이는 부와 사회적 지위라는 세속적 가치를 모두 내려놓고, 오직 한 명의 벌거벗은 인간으로서 로지의 문을 두드린다는 평등의 원칙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눈은 가려지고 목에는 새끼줄 (Cable-tow)이 걸쳐집니다. 우리가 앞서 '빛과 어둠의 비유'에서 살펴보았듯이, 눈을 가리는 것은 그가 영적인 어둠, 즉 무지의 상태에 있음을, 그리고 목에 걸린 새끼줄은 이제부터 형제들의 인도에 전적으로 의지해야만 하는 연약한 존재임을 상징합니다. 이처럼 완전히 무력하고 겸손해진 상태에서, 그는 비로소 로지의 문을 두드릴 자격을 얻게 됩니다.


로지 안에서 펼쳐지는 입문 의식, 즉 블루 로지의 세 등급은 한 인간의 성장 과정을 완벽하게 재현합니다. 첫 번째 등급인 도제 (Entered Apprentice)의 의식은 바로 '탄생'의 드라마입니다. 지원자는 어둠 속에서 첫걸음을 내디디며, 믿음과 신뢰의 중요성을 배우고, 마침내 그가 그토록 갈망하던 한 줄기 을 부여받으며 프리메이슨으로서의 새로운 삶에 태어납니다.


두 번째 등급인 직인 (Fellow Craft)의 의식은 '성장'과 '교육'의 여정입니다. 이 단계에서 새로이 태어난 메이슨은, 마치 세상을 배우기 위해 집을 떠난 젊은이처럼 지적인 탐구의 길에 오릅니다. 그는 성전의 '나선형 계단(Winding Staircase)'을 올라가며, 기하학과 천문학을 비롯한 일곱 가지 자유 학예 (Liberal Arts and Sciences)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이것은 감각의 세계를 넘어, 이성과 지식의 힘으로 우주의 질서를 이해해 나가는 지적 성장의 과정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등급인 장인 석공 (Master Mason)의 의식에서, 이 여정은 그 극적인 절정을 맞이합니다. 이 단계는 '성숙'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는 가장 심오한 주제를 다룹니다. 의식의 중심에는 솔로몬 성전의 위대한 건축가였던 히람 아비프 (Hiram Abiff)가 자신의 비밀을 지키려다 세 명의 불량한 직인들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전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입문자는 바로 이 히람 아비프의 역할을 맡아, 그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죽음과 대면하고, 육체적 소멸의 공포를 넘어서는 영적인 용기를 시험하는 궁극적인 시련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동료 장인들의 도움으로 무덤에서 다시 일으켜 세워지는데, 이는 육신의 죽음을 넘어서는 영혼의 불멸성과 형제애를 통한 구원의 희망을 상징하는, 장엄한 부활의 드라마입니다.


프리메이슨의 입문 의식은 단순한 절차의 반복이 아니라, 고대의 신비주의 종교들이 행했던 입문 의식의 구조를 그대로 계승한 하나의 정교한 심리적, 영적 장치입니다. 그 목적은 비밀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과 알레고리,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체험을 통해 한 개인의 잠재의식에 직접 말을 거는 것입니다. 프리메이슨이 그토록 비밀을 중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암호나 악수법 자체가 아니라, 이 변성의 드라마를 통해 각자가 얻게 될 지극히 개인적인 깨달음의 신성함인 것입니다. 이 의식을 통해, 한 개인은 자신의 삶이 바로 무지의 어둠에서 지혜의 빛으로, 그리고 죽음의 공포를 넘어 영원의 희망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여정임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7.2 고급 등급(Scottish Rite 33도)의 에소테릭 요소


만약 우리가 앞서 살펴본 블루 로지의 세 등급이, 한 인간이 도덕적 존재로 바로 서기 위한 견고한 토대를 놓는 과정이었다면, 스코티쉬 라이트 (Scottish Rite)의 고급 등급들은 바로 그 토대 위에 인류의 모든 철학과 신화, 그리고 신비주의의 지혜를 재료 삼아 장엄한 영혼의 대성당을 쌓아 올리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것과는 달리, 이 등급들은 더 높은 권위를 부여하는 계급의 사다리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블루 로지에서 '장인 석공'이라는 학위를 취득한 이가, 자신의 지적, 영적 갈증에 따라 더 깊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입학하는 하나의 거대한 '철학의 대학원'과 같습니다. 이 여정은 4등급에서 시작하여 32등급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처럼 연결된 일련의 의식과 교훈을 통해, 입문자를 단순한 도덕적 인간에서 세계의 비밀을 이해하는 철학자로 변성시키는 것을 그 목표로 합니다.


스코티쉬 라이트의 여정은 크게 네 개의 학부, 즉 네 개의 '로지'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그 첫 번째 관문은 4등급부터 14등급까지 이어지는 '완전의 로지 (Lodge of Perfection)'입니다. 이곳의 중심 주제는 바로 '신의 형언할 수 없는 이름'과 '진리'에 대한 탐구입니다. 블루 로지에서 장인 히람 아비프의 죽음과 함께 '잃어버렸던 말씀(The Lost Word)'은, 이곳에서 더욱 깊은 철학적 의미를 부여받습니다. 특히 14등급인 '완전한 선출자 (Perfect Elu)' 의식에서, 입문자는 무지와 광신이 어떻게 진리를 왜곡하고 사회에 비극을 가져오는지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는 진리란 단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과 사회적 압력 속에서도 용기 있게 지켜내야만 하는 소중한 가치임을 배우게 됩니다. 이것은 블루 로지의 도덕적 가르침을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역사적 차원으로 확장시키는 심화 과정입니다.


이 지성의 문을 통과한 이는, 15등급부터 18등급까지 이어지는 '장미 십자가의 장 (Chapter of Rose Croix)'이라는, 훨씬 더 신비롭고 서정적인 공간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곳의 가르침은 앞선 과정이 이성과 철학을 강조했던 것과는 달리, 사랑과 믿음, 그리고 희생을 통한 영적 구원의 길을 제시합니다. 그 절정은 단연 18등급인 '장미 십자가의 기사 (Knight of the Rose Croix)'입니다. 이 의식은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던 장미십자회의 상징들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여, 기독교 신비주의, 특히 요한 복음의 '말씀(Logos)' 사상과 보편적 사랑의 철학을 탐구합니다. 여기서 마침내 '잃어버린 말씀'은 새로운 형태로 재발견됩니다. 그것은 바로 'I.N.R.I.'라는 네 글자입니다. 십자가 위의 명패에 쓰였던 이 글자는, 이곳에서 "Igne Natura Renovatur Integra" 즉, "온전한 자연은 불에 의해 새로워진다"는 연금술적 경구로 재해석됩니다. 이는 낡은 자아가 신성한 사랑의 불꽃 속에서 죽고, 새로운 영적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부활의 신비를 상징합니다.


다음으로, 19등급부터 30등급까지 이어지는 '카도쉬 기사단 (Council of Kadosh)'은 이 여정에서 가장 논쟁적이고도 강렬한 드라마를 선사합니다. '카도쉬'는 히브리어로 '거룩한' 혹은 '성별(聖別)된'을 의미하며, 이곳의 기사들은 진리와 정의를 수호하고, 모든 형태의 압제에 맞서 싸울 것을 맹세합니다. 특히 30등급인 '카도쉬 기사 (Knight Kadosh)' 의식은, 중세의 성전 기사단 (Knights Templar)의 비극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영적, 정치적 폭정에 대한 저항 정신을 가르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싸우는 대상이 특정 국가나 종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의 진정한 적은 바로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을 억압하는 모든 형태의 무지, 광신, 그리고 독재 그 자체입니다. 이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계몽주의적 이상이 가장 투쟁적인 형태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이 모든 지적, 도덕적, 그리고 투쟁적 여정을 마친 이는 31등급과 32등급으로 이루어진 '최고 회의 (Consistory)'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곳은 이전의 모든 가르침을 종합하고, 그 궁극적인 비밀을 밝히는 최종 학부입니다. 32등급 '왕가의 비밀을 간직한 고귀한 왕자 (Sublime Prince of the Royal Secret)'에서, 입문자는 마침내 그토록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왕가의 비밀'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비밀은 세계 정복의 계획이나 숨겨진 보물이 아닙니다. 그 비밀은 바로, 이 우주가 선과 악, 빛과 어둠, 정신과 물질, 자비와 엄격이라는 상반된 두 힘의 '균형(Equilibrium)' 위에 세워져 있다는 위대한 깨달음입니다. 로지 입구에 서 있던 두 기둥 야킨보아즈가 상징했던 이 이중성의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기 내면에서 이 두 힘의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한 개인은 우주의 위대한 건축가와 함께 세상을 창조하는 '왕'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스코티쉬 라이트가 가르치는 철학의 최종 결론입니다.


그리고 세간의 오해와는 달리, 33등급은 이 철학적 여정의 다음 단계가 아닙니다. 그것은 이 모든 가르침을 완벽하게 이해했거나, 혹은 프리메이슨이나 인류 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한 소수의 회원에게만 수여되는 순수한 명예 등급입니다. 그것은 더 높은 지식이 아니라, 더 큰 봉사에 대한 인정일 뿐입니다. 이처럼 스코티쉬 라이트의 여정은, 한 명의 도덕적인 장인을, 인류의 지성사를 꿰뚫는 철학자로, 그리고 마침내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하나의 작은 창조주로 변성시키는, 장엄하고도 끝없는 영적 건축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7.3 명상과 상징 해석의 실천


우리는 지금까지 프리메이슨의 장엄한 의식과 그 안에 담긴 다층적인 상징의 세계를 탐험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모든 화려하고도 심오한 드라마는, 과연 로지의 문이 닫히는 순간 그저 한 편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겠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프리메이슨의 가르침은 한낱 정교하게 만들어진 박물관의 유물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프리메이슨 철학의 진정한 힘은, 의식이 끝난 바로 그 순간부터 비로소 시작됩니다. 그들의 진정한 작업은 바로 로지에서 부여받은 상징의 씨앗을 각자의 일상이라는 토양으로 가져와, 명상(Meditation)과 해석(Interpretation)이라는 두 가지 위대한 도구를 사용하여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평생에 걸친 내면의 경작(耕作)에 있습니다.


프리메이슨에게 명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을 비우고 무(無)의 상태에 이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의 강력한 상징에 의식의 모든 빛을 집중하여, 그 안에 숨겨진 무한한 의미의 우주를 밝혀내는, 지극히 능동적이고도 창조적인 지적 연금술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징은 더 이상 외부의 그림이나 기호가 아니라, 내면의 풍경을 비추는 살아있는 거울이자, 더 높은 차원의 진리와 연결되는 신성한 문(門), 즉 만다라(Mandala)가 됩니다.


예를 들어, 한 프리메이슨이 고된 하루를 마치고 조용한 방에 홀로 앉아, 그의 앞에 놓인 직각자(Square)의 상징을 조용히 응시한다고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의 첫 번째 명상은 아마도 도덕적인 자기 성찰의 형태를 띨 것입니다. 그는 직각자의 반듯한 두 변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 자신의 모든 말과 행동이 과연 이 미덕의 기준에 부합했는지를 되물을 것입니다. 사업상의 거래에서 정직했는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진실했는가? 동료의 험담에 동조하지는 않았는가? 이처럼 직각자는 그의 양심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그의 삶에서 비뚤어지고 거친 부분들을 스스로 발견하고 교정하도록 이끕니다.


하지만 그의 명상이 더 깊어지면, 직각자는 단순한 도덕률의 상징을 넘어 더욱 심오한 철학적 의미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는 직각자를 이루는 수평선과 수직선을 보며, 땅과 하늘, 물질과 정신,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의 관계를 사유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는 이 두 상반된 힘이 완벽한 90도의 각도로 만날 때 비로소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에서, 자신의 삶 역시 이 두 세계의 균형 위에서 세워져야 한다는 위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직각자는 그의 행동을 규제하는 도구를 넘어, 그가 발 딛고 선 이 우주의 근본적인 구조를 이해하게 하는 하나의 열쇠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징 해석의 실천은, 프리메이슨이 사용하는 모든 도구와 비유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컴퍼스(Compasses)에 대한 명상은, 단순히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의식의 중심점인 '자아'와 그 자아가 활동하는 '세계' 사이의 관계는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여정이 됩니다. 거친 돌완벽한 돌의 상징은, 자기계발을 넘어 내가 속한 공동체와 인류 전체의 불완전함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으로 그 의미가 확장됩니다.


이러한 실천은 결코 고립된 행위가 아닙니다. 프리메이슨은 로지에서의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각자가 자신의 명상과 해석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서로 나누고 토론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의 상징은 수십, 수백 개의 다른 관점과 만나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인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한 형제가 직각자에서 '정의'를 보았다면, 다른 형제는 그 안에서 '균형'을, 또 다른 형제는 '질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프리메이슨의 지혜는 고정된 교리가 아니라, 형제들의 집단적인 사유와 해석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진화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프리메이슨의 진정한 비밀은 특정한 암호나 악수법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이 지극히 개인적인 명상의 체험과, 그 체험을 통해 하나의 상징이 마침내 자신의 영혼 속에서 살아있는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내적 깨달음의 순간이야말로, 프리메이슨이 지키고자 하는 가장 깊고도 신성한 비밀입니다. 의식은 그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길을 가리켜 줄 수는 있지만, 그 길을 따라 걷고 길 위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것은 전적으로 각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로지는 그들에게 지도와 나침반을 제공하는 학교이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탐험해야 할 미지의 대륙은 바로 자기 자신의 무한한 내면 세계인 것입니다.


7.4 현대 프리메이슨의 에소테릭 부흥


20세기의 대부분 동안,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미를 중심으로 한 프리메이슨은 종종 그들의 깊고 신비로운 에소테릭(Esoteric) 전통을 뒤로 한 채, 보다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많은 로지들은 철학적 토론과 상징에 대한 깊은 명상보다는, 회원 간의 친목 도모와 지역 사회를 위한 자선 활동에 그 무게 중심을 두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시기의 프리메이슨을 ‘나이프와 포크의 메이슨(Knife and fork Masonry)’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로지의 주된 활동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사교를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경향을 부드럽게 꼬집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프리메이슨 내부에서 하나의 의미심장하고도 강력한 역류(逆流)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잊혀졌던 그들의 신비주의적 뿌리를 되찾고, 프리메이슨을 단순한 사교 클럽이 아닌 진정한 영적 변성의 길로 되돌리려는 에소테릭 부흥의 물결입니다.


이러한 부흥은 몇 가지 복합적인 현대 사회의 변화 속에서 그 동력을 얻고 있습니다. 첫째, 전통적인 종교 기관들이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상실하면서, 많은 현대인들, 특히 젊은 세대는 교리적 속박 없이도 자신의 영적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대안적인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를 ‘종교는 없지만 영적(Spiritual but not Religious)’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프리메이슨이 제공하는 비의적 철학과 상징 체계는 매우 매력적인 탐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둘째, 인터넷의 발달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인터넷은 한편으로는 프리메이슨의 비밀을 폭로하고 희화화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었습니다. 젊은 메이슨들은 이제 앨버트 파이크 (Albert Pike)의 방대한 저작인 『도덕과 교의, Morals and Dogma』나, 헤르메스주의와 카발라의 원전들을 손쉽게 접하며, 자신들의 의례 속에 숨겨진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탐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에소테릭 부흥의 가장 구체적인 움직임은 바로 '전통 준수 로지 (Traditional Observance Lodge)' 운동의 확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로지들은 사교 활동을 최소화하는 대신, 의식(Ritual)의 완벽한 재현과, 그 의미에 대한 학술적이고도 철학적인 토론에 그 모든 초점을 맞춥니다. 이곳에서의 모임은 종종 엄숙한 침묵 속에서 진행되며, 회원은 반드시 정장을 착용하고, 로지 안에서는 오직 프리메이슨의 철학과 상징에 대한 진지한 대화만이 허용됩니다. 회원들은 각자 연구한 주제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그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벌입니다. 이것은 프리메이슨을 다시 한번 자기계발과 지적 탐구를 위한 ‘작업장’으로 되돌리려는, 의식적이고도 강력한 노력의 표현입니다.


또한, 이 부흥의 물결은 새로운 형태의 지식 공유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수많은 프리메이슨 학자들과 사상가들이 팟캐스트나 유튜브,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전 세계의 형제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토론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국경을 초월한 ‘온라인 아카데미’의 역할을 하며, 프리메이슨의 에소테릭 지식이 소수의 학자들에게만 갇혀 있지 않고, 모든 구도자들에게 열린 지혜가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세대의 메이슨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전통을 고립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징과 의례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앞선 장에서 살펴보았던 헤르메스주의, 카발라, 연금술, 그리고 영지주의와 같은 서양 에소테리즘의 위대한 전통들을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바로 이 장대한 지혜의 강의 한 줄기를 이루고 있음을 자각하고, 그 근원과의 연결을 의식적으로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현대 프리메이슨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에소테릭 부흥은, 그들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 가는 과거의 유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자신들의 가장 깊은 본질로 되돌아가 스스로를 쇄신하려는 강력한 생명 활동의 증거입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지혜는 희소하고, 연결은 넘쳐나지만 진정한 유대감은 부족한 이 시대에, 프리메이슨이 제공하는 깊이 있는 상징의 세계와 점진적인 자기 성찰의 길은, 많은 현대인들의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인류라는 위대한 성전의 건축은 계속되고 있으며, 오늘날의 건축가들은 이제 성전의 외벽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을 넘어, 그 성전이 세워져야 할 본래의 신성한 설계도를 다시 찾아내려는 열망으로 불타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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