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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구스와 개복치의 사랑

군대 간 막내를 그리워하며

by 루나
막내 몽구스와 개복치 엄마의 사랑 그림에세이


이번 여름 군대 간 막내의 군대 보직은 GOP다. 실내에서 경계근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낮과 밤 근무를 해서 면회가 어려워서 휴가를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이제 이등병에서 일병이 되었다. 일병이 된 막내의 휴가는 11월 말이 될 거라고 한다.

그리운 마음에 어릴 적 시간들을 생각하며 그림일기를 쓰고 그림도 그려본다.

막내의 별명은 몽구스다.. 영어는 미어캣이다.. 어릴 땐 재빠르고 두리번거리던 모습이 닮아서 붙여준 별명이었어. 막내는 내가 추운 것도, 더운 것도 힘들어한다고 개복치라고 한다.

"엄마, 개복치네."

"난 개복치 별론데."

개복치 게임이 있는데 근처만 자극 줘도 쓰러진다고 전해준다. 우리는 서로 쳐다보며 웃었다.


보고 싶은 막내에게

너의 아기 때의 얼굴은 동그라미였단다. 손을 흔들며 유모차에 앉아 유세하듯 동네를 돌았어. 문방구점 앞에서 사달라고 조르다 드러누운 거 기억나니? 엄마가 잘 안 사주니 아빠하고 나갔다 길에 안방인 양 가끔 누웠었는데. 어릴 때는 고집이 엄청났어.

레고 놀이와 모래 놀이를 좋아해서 엄마에게 멋진 집도 만들어 주었지. 엄마 함정에 빠트리기도 하고. 자전거를 잘 타구 동네를 활보했지.


1학년이 되어 초등학교 가는 길에 1센티씩 걸으며 집을 힐끔힐끔 걸어갔었어. 창문에 엄마를 찾던 네가 생각난다. 초등학교 6학년에 이사해서 먼 길을 걸어 다녔지. 힘들다는 얘기도 안 하고 엄마가 안쓰러웠단다. 그리고, 조용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게 기억난다.. 고집부리던 모습은 없어지고 온유함으로 컸지.

군대 가기 전 유희왕이 되어 쏘다니더라. 그 긴 머리도 싹둑 자르고 나라의 부름 받고 군인이 되었지. 그러나 개복치가 된 나는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너를 사랑한단다. 그 자리만 바뀌었을 뿐이지. 몸 건강하게 지내다 휴가 나와서 만나자! 사랑해, 막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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