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매년 맞이하는 연말이지만 신기하게도 매번 느낌이 다르다.
한 해를 정리하며 느끼는 감정은,
내가 지난 1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2025년은 유난히 빠르게 흘러간 시간이었다.
가족들과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작가’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으며,
전문가로서 한 걸음을 내디딘 해이기도 했다.
분명 기쁨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한 해였는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아 있다.
이룬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들이 먼저 떠오르고,
해본 일보다 해보지 못한 일들이 계속해서 마음을 건드린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보내주어야 하는데,
보내야 할 것들은 붙잡은 채
새로운 것들만 끌어안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미 가득 찬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마음도 함께 뒤엉켜버린 느낌이다.
다가오는 1년이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알게 되면서,
설렘보다는 부담이 앞설 때도 있다.
하고 싶은 걸 모두 모아두고 채로 걸러야 할 시기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이 바뀌는 일이 아니라,
내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책임감까지 함께 맞이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책임감을 두려움이 아닌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지나간 것은 부드럽게 놓아주고,
다가오는 시간 앞에서는 조금 더 단단해지기로.
그렇게 또 한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