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ire Jun 11. 2023

나는 자유.

장자를 읽고.


언젠가부터 갇힌 무언가를 돌파하고 싶었다.

나를 꿰뚫고, 내 앞의 삶을 꿰뚫고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 숨이 차곤 했다.

 

하지만, 나를 가둔 것 또한 나다. 나를 옭아맨 염려와 두려움, 기쁨과 행복을 향한 열망, 기준과 시선에서 자유롭고자 했던 욕심까지, 모두 내 안의 분별심에서 비롯된다. 나의 시선이 땅에, 땅 위 가장 작은 것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답답한 터널 속을 가쁜 숨으로 달리고 있지만, 제 자리 뛰기를 하고 있는 듯한 기분, 자욱한 연기 속에 먼지가 되어 가라앉는 듯한 위축감에 매여, 감정의 요동에 휩쓸리고, 선택 앞에서 주저했다. 때마다 이유는 밖에서 끌어다 대었다.

 

化而爲鳥(화이위조). 존재하는 모든 것은 유동적이며, 늘 다른 무언가가 되어가는 과정(化)임을, 그리고 진정한 변화, 성장, 초월을 위해서 吾喪我(오상아), 無我(무아)의 상태가 되어 진정으로 物化(물화)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해방이었다.

 

우리는 모두 무한한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사유하는 이 순간도 모두 겹겹이 쌓여 내 안에 생의 힘을 얹는다. 스스로 만든 답답한 창을 열고, 굳어진 마음을 깨고, 시야를 크고 넓게, 저 너머로 향하게 하자. 오로지 내 안에 가두었던 시선을 무한히 확장하여 온전한 자유를 그리자.

 

이제 변화에 앞에 서 있다. ‘창문은 닫으면 창이 아니라 벽이다. 세상의 모든 창문이 닫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구처럼 마음의 창을 활짝 열고 내 안에 두터운 바람이 불게 하자. 그 바람을 타고(培風) 진정한 자유에 이르기를. 사유의 정원에 서서 저 너른 창 밖, 매 순간 다른 생을 펼쳐내는 나무와 햇살과 하늘과 바람을 보며, 소망하고, 또 다짐한다.

 

 "Den elpizo tipota(I hope for nothing), Den forumai tipota(I fear nothing), Eimai eleftheros(I am free)."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 – 니코스 카잔차키스 Nikos Kazantzakis


매거진의 이전글 창과 바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