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늙지 않는 신인류의 출현
한 가구당 2인 이상의 자녀를 낳지 않으면 인류는 자연소멸하는 것이 수순이다. 그러나 출산율의 감소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지 않은가?
나는 매우 긍정적이고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임에도,
현대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일은 너무나 비효율적이기에 합리적으로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다.
출산과 육아는 더 이상 유효한 생존의 전략이 아닌 선택이고, 멋이며, 때로는 사치다.
『The Absent Superpower』의 저자 피터 자이한은 “아이란 이제 강아지와 같은 사치재(luxury good)”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이다.
어떠한 종족이든 그 기저에는 종족 보존의 욕구가 있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더 이상 종족 보존을 위해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 시대의 인간은 '다음 세대'보다 '지금의 나'를 더 오래 유지하는 것에 자원을 쓴다.
'역노화 연구'가 본격적인 산업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연구하는 회사인 Altos Labs, Calico, Unity Biotechnology… 창업자들은 모두 빅테크 출신이다.
역노화는 정해진 미래임을 보여주는 듯 하다. 빅테크와 AI 다음의 메가 트렌드는 헬스케어, 그중에서도 '노화하지 않는 몸'이다.
(참고로, 빌 게이츠의 딸은 의사다.)
빅테크와 AI에서 창출된 자본은 왜 역노화로 흘러갈까?
AI가 인간의 뇌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남는 것은 단 하나 — 죽지 않고 늙지 않는 몸이다.
그래서 이제 인간은 ‘다음 세대’를 만들어내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무한히 유지하는 존재로 진화하려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지금, ‘종 전체의 생존’보다 ‘개체의 영속성’을 더 높은 가치로 여긴다.
진화는 수직적 번식에서 수평적 생존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노화가 멈춘다면, 출산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다.
청년의 몸을 가진 인간이 백 년, 이백 년을 살아간다면
노인 부양도,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도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류는 출산 없는 생존을 실현할 수도 있다.
죽지 않고 늙지 않는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신인류의 출현, SF 영화에서 많이 보던 내용이다. 과연 우리 세대에 실현될까?
우리는 어떻게 다음 세대를 이어갈까?
이제 그 질문은 바뀌었다.
우리는, 지금의 나로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