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영화를 봐도 잘 울지 않고,
힘들어도 꿋꿋이 버텨내는 나의 시야를
흐릿한 수채화로 만든 한 이야기가 있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아름답게 밤하늘을 비춰주던 달빛은 사실,
언제나 빛나고 있지만
밤에는 보이지 않는 햇빛이 반사된 거라는 걸.
ㅇㅈㅆ
햇빛이 있어야 비행을 할 수 있는 밤이 무서운 한 마리의 나비가 있었다.
이 나비는 태어날 때부터,
"난 밤이 무서워. 얼른 해가 나왔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며 지냈다.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자,
나비는 수많은 꽃들 중 어느 한 꽃 뒤로 숨어버렸다.
파란색, 빨간색, 핑크색..
가지각색의 예쁜 꽃들이 광활한 들판에 각자만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지만,
색은 보지 않은채,
어둠이 찾아오기 전 황급히,
이 꽃 뒤로 숨어버렸다.
날이 밝자, 잠에서 깨어난 나비는
기쁜 나머지
뒤도 안돌아보고
훨훨 날아가 버렸다.
그러다 문득 해가 질 무렵이 되자,
어젯밤
찾아갔던 그 꽃을 찾으려 했다.
슬픔에 빠진채로,
나비는 늘 그렇듯 비슷한 장소로 가서
몸을 숨겼다.
그러나,
보이지 않았다.
왜냐면 색은 보지 않은 채
황급히 숨었기에.
슬픔에 빠진채로,
나비는 기억을 더듬어 한 꽃 뒤로 가서
몸을 숨겼다.
휴식을 잘 취한 나비는
눈을 떴다.
그런데 그날은 평소와 달리,
유독 잠에서 일찍 깨고 말았다.
"어.. 아직도 밤인가..? 오늘은 용기를 내고
밤에도 비행을 해볼까..?"
그런데
그날은 유독,
날개를 활활 펴고 날기 전,
뒤를 돌아보고 싶었던 나비.
뒤를 돌아본 순간,
나비는 그 자리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건 바로,
'처음 본 황금빛 노란색'
활짝 핀 그 꽃이
너무나도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다.
언제나 늘 그랬던 것처럼,
기억을 더듬어
찾아온 그 자리가
늘 날 지켜주던 그 꽃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던 것이다.
나비는 한참을 떨어져
날이 밝아올 때까지 그 꽃을
쳐다봤다.
그런데..
날이 밝자,
그 꽃은 활짝 펼쳤던
네 장의 꽃잎을
오므리고 있었다.
기운이 빠져,
지쳐버린 상태로..
그러다 서서히,
그 영롱한 황금빛을
잃어갔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밝게
빛춰진 그 순간,
한 생명은 자신의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나비는 깨달았다.
왜 그토록 찾아헤멨던
나의 보금자리가
그토록 밝을 때,
보이지 않았는지..
나비는 슬펐다.
자신이 가장 활기를 띠며
훨훨 날아다니는 그 모습을
그 꽃이 볼 수 없음에.
반대로,
그 꽃이 자신의 빛을 눈부시게
발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없음에.
그래도 나비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 내가 힘을 내봐야지. 난 할 수 있어!"
나비는 그날 이후로,
밤에도 깨어있기로 결심했다.
물론 해가 없는 그 시간이
두렵겠지만,
견디기로 했다.
드디어, 날이 어둑어둑 해지고,
해가 자신의 모습을
저 수평선 너머로 감춰버렸다.
무서웠다.
그럼에도 나비는 견뎠다.
1분, 10분, 20분..
그러자, 어디선가
눈부신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그토록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나비는 기뻤다.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나의 소중한 파수꾼이
자신의 빛으로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순간이 왔기에.
그걸 볼 수 있기에.
나비는 두렵지 않았다.
어둠이 찾아와도 낮처럼 날 비춰줄
존재가 있기에.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나비는 밤에도 낮처럼 훨훨
자신의 비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나비를
'나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꽃의 이름은
'달맞이꽃'
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힘든 일을 겪는다.
또 인간이기에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때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상대를 배려해서, 상황을 고려해서
묵인하기도 한다.
난 이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묵인이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표현임을.
단, 묵인함으로써 내가 힘들다면,
그땐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표현해야 함을.
우린 삶에서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운다.
단, 우린 알아야 한다.
그 방식이
감정을 '배설'하는 것이 아니라,
'환원'하는 것이어야 함을.
오늘의 난 뒤돌아서
자신을 관조하는 너를 보며
존경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