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서·판은 예로부터 인재를 선발하는 4가지 기준입니다. 중국 당나라 때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과거제도를 실시하면서 인재를 뽑기 위해 신(身), 언(言), 서(書), 판(判)의 인재 선발 기준을 정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과거제도와 함께 도입하였고 현대에 와서도 사람을 가릴 때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첫째, 신(身)은 사람의 풍채와 용모를 뜻합니다. 오늘날에는 첫인상과 호감도, 건강 상태 등을 나타내며 외모와 자세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신이 돋보이는 사람은 좋은 인상과 신뢰감을 주기 때문에 면접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면접관은 지원자의 매력 있는 겉모습에 현혹되어 자칫 잘못 결정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신중해야 합니다.
둘째, 언(言)은 언변, 말투 등 말솜씨를 일컫습니다. 아무리 뜻이 깊고 아는 것이 많아도 이를 전달하는 말에 조리가 없고 분명하지 못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말을 잘하는 능력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면접은 나를 판매하는 활동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합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답변을 잘하면 의사소통능력 면에서 높은 점수를 딸 수 있습니다.
셋째, 서(書)는 글씨를 가리킵니다. 과거에는 글씨를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한다고 하여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지금은 글쓰기와 지식수준을 의미합니다. 사실 글쓰기는 회사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보고서, 기획서는 물론 문자와 이메일 작성도 글쓰기 능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획이나 마케팅 같은 직무는 글을 잘 써야 업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글쓰기 능력이 좋으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심사하는 서류 전형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넷째, 판(判)은 판단력을 이르는 말입니다. 사물과 현상의 이치를 깨닫고 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아무리 신·언·서가 뛰어나도 판단력이 흐리면 그 사람의 인물됨이 출중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단력은 의사 결정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꼭 필요한 사고력입니다. 올바른 판단력은 비판적 사고, 전략적 사고, 창의적 사고 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면접관은 어떤 일을 가정하거나 상황 판단을 묻는 구조화된 질문을 하여 지원자의 판단력을 평가합니다.
회사에서 경력직 인재를 뽑을 때 보통 서류 심사, 인성 검사, 1차 면접, 평판 조회, 2차 면접의 순서대로 채용 과정을 거칩니다. 중간에 과제 전형이나 PT 면접을 추가하기도 하고 3차 면접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서류 심사와 1차 면접의 단계는 신·언·서·판에 의한 평가에 해당합니다. 1차 면접에 합격한 후 평판 조회와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3가지 평가 기준, 즉 덕·재·노를 거쳐야 합니다.
다섯째, 덕(德)입니다. 인품을 갖추었는지 살펴봅니다. 인성은 타고난 성격과 기질을 의미하며, 품성은 교육과 수련으로 다듬어진 인간 됨됨이를 가리킵니다. 사람의 인성과 품성은 짧은 시간에 질의응답으로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경력직 입사자의 인품에 문제가 많아 낭패를 보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려면 평판 조회를 해보면 됩니다. 함께 일하고 직접 겪어본 상사와 동료, 부하의 의견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에 평판 조회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여섯째, 재(才)입니다. 재능이 충분한지 들여다봅니다. 맡은 일을 잘 해낼 수 있는지 자질과 역량을 검증합니다. 면접에서 전 직장의 직무 경험과 성과에 대해 꼬리 질문을 하면서 전문성과 핵심역량을 확인합니다.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덕과 재능이 균형을 이루는지 살펴보는 일입니다. 역량은 충분한데 인성이 좋지 않거나 인간성은 좋은데 능력이 부족하면 인재라 할 수 없습니다.
일곱째, 노(勞)입니다. 노력을 하는지 봅니다. 노력은 실행력으로 이어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으로 증명됩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인재라도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그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지원자가 재능과 실행력을 겸비했는지 확인되면 최종 합격의 관문을 통과하게 됩니다.
신·언·서·판·덕·재·노(身言書判德才勞)는 AI 시대의 인재 선발 기준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신·언·서·판으로 인재를 가려내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지금은 덕·재·노의 3가지 기준이 더 중요한 때입니다. 직장인이 이직에 성공하려면 예나 지금이나 7가지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돌이켜보고 부족한 것은 채워 넣고, 잘하는 것은 더 잘하도록 애를 써서 회사가 탐내는 육각형 직장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