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와 교육

입시를 위한 교육은 좋은 교육일까

by 엘바고

입시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이 사실을 부정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대학은 여전히 사회로 나가는 문을 여는 가장 확실한 열쇠 중 하나입니다.
학벌은 여전히 취업 시장에서, 사회적 신뢰 안에서 무시할 수 없는 무게를 가집니다.

입시란, 결국 정해진 틀 안에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체계입니다.
사고의 속도, 정확성, 집중력을 시험하는 훈련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산업사회가 요구해왔던 인재상에 맞춘 효율적인 선발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질문해야 합니다.

이렇게 얻은 입학 통지서가, 진정으로 '좋은 교육'을 거쳤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과,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입시는 외부 목표를 향한 최적화 과정입니다.
좋은 교육은 내부 세계를 확장시키는 과정입니다.


입시는 정답을 찾는 훈련입니다.
좋은 교육은 질문을 발견하는 연습입니다.


입시는 경쟁을 전제합니다.
좋은 교육은 협력을 가르칩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리듬과 방향을 가집니다.


물론, 입시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입시는 여전히 현실입니다.
좋은 대학이 주는 사회적 기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교육이 오로지 입시로만 축소된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힘'이 아니라
'경쟁에서 이기는 기술'만을 가르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은, 삶이라는 긴 호흡 안에서는
언제든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교육은 다릅니다.

문제를 빠르게 푸는 능력뿐만 아니라, 문제 그 자체를 새롭게 바라보는 힘.

정답을 맞히는 능력뿐만 아니라, 때로는 정답이 없는 질문을 품고 견디는 힘.

결국, 좋은 교육은 속도나 효율이 아니라 깊이와 방향에 관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대학이라는 하나의 문을 통과하는 것을 넘어, 자기 삶의 길을 스스로 열어갈 수 있도록.

입시는 필요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공부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교육은,
그 긴 시간을 견디는 힘을 길러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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