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면서 에피소드 부자가 됐어요... ㅎㅎ

by 지혜원


참 시간이 빠른 거 같아요.

어느새 이사하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거의 20년을 신축살이 했던 제가

무슨 용기로 구축 아파트를 매수했을까요? ㅎㅎ


점점 이사일 다가오면서

매수할 때 용기는 사라지고

몸테크할 현실에 마음이 답답해지더라고요.


오늘은 갈아타기 하면서 웃펐던

몇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할까 해요.




에피소드 1. 눼? 물이 샌다고요??


깨끗하게 인테리어 하면 집 안에서는

구축인 거 모르고 산다는 말에 힘입어

이사 전 나름의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매도자분께서 이사 전에

미리 인테리어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셔서 큰 무리 없이

인테리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의 인테리어를 끝내고

이사 전 일에 입주 청소를 했더랬죠.


청소를 끝냈다는 연락을 받고 도착해

현장 체크를 하던 중이었는데

아래층 이웃님이 상기된 얼굴로

올라오셨습니다.


이웃님 : " 혹시 베란다에서 물 사용하셨나요?"

나 : " 네, 입주 청소하느라구요"

이웃님 : " 베란다에서 물청소 하시면 안 되세요.

저희 안방 천장으로 물이 새고 있어요"

나 : " 눼? 물이 샌다고요?

저희 특별히 한 게 없는데...."

이웃님 : " 여기는 새로 인테리어를 했어도

벽 틈새로 물이 흘러 내려올 수 있어요.

베란다는 물청소 하시면 안 돼요"

나 : 아... 정말 몰랐습니다. 어떡하죠? �


놀란 마음에 일단 관리실에 연락을 하고

아래층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내려갔는데

다행히 흘렀던 물이 멈춰 있더라고요.


이웃님 : "아~ 다행히 멎었네요 �

천정 젖은 건 마르면 괜찮아질 거 같아요.

이사도 오시기 전에 많이 놀라셨겠어요.

미안해요.

나도 갑지가 물방울이 떨어져 놀래서 그만..�"


감사하게도 이웃님께서

구축 아파트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이것저것 꼼꼼히 알려 주셨습니다.


이렇게 구축 아파트 신고신을

톡톡히 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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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2. 곧 재건축이 되어 새집이 된대요~


새로 이사 온 저희 집은 48살이에요.

이제 먹을 만큼 먹었으니 시동 좀

제대로 걸어라.. 빌고 있네요 ㅎㅎ


벌써 전번을 나눈 이웃님이 생겼어요.

저보다 연세가 좀 있으시지만

외모부터 말투까지 소녀소녀하시는 분이세요.


이웃님이 이 집으로 이사오게 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어느 날 이 아파트가 곧 재건축을

할 거라고 소문이 났대요.

그래서 얼른 기존 집을 팔고 갈아탄 거죠.

그때 따님 나이가 5살 때...

"지금 우리 딸이 몇 살인 줄 아세요?

37살의 아이 엄마가 되었어요 ㅎㅎㅎ"


이사 오신 지 32년이 되신 거예요.

"요즘 손 바뀜이 많은지 이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곧 재건축될 거 같아요~"

환하게 웃으시며 하시는

무한 긍정의 멘트를 들으니

아.. 이젠 해탈의 경지에

오르셨구나 싶었습니다.


이웃님 말씀대로 곧 신축이 되겠죠?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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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3. 나 여기가 넘 맘에 들어~!


이사 전 구축의 진면목(?)을 미리 경험한

남편은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이사도 하기 전에 누수로 신고식을 치렀고,

기존 집보다 10평이 줄어

본인의 공간이 사라졌고,

주차할 곳을 찾느라

운전 시험장 난코스 같은

주차장을 몇 바퀴를 돌아야 했고,

지정된 날짜에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하는

불편한 시스템을 감수해야 하는

이곳으로의 이사를 결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재테크라는

명분이 있다고 해도 말이죠..


제가 구축으로 갈아타자고 했을 때 남편은

단 한 가지 이유만 바라보고 허락했습니다.


이사 오기 전 거주했던 곳에서도

주말이면 한강을 따라

사이클을 즐기던 남편입니다.

네, 한강 러버예요 ㅎㅎ


매일같이 내 집 정원처럼 한강 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사의 가치가 충분하다 생각한 듯합니다.


이사 오고 며칠은

짐 정리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던 주말 아침,

눈 떠 보니 남편이 없는 거예요.


어디 갔지?

생각만 하고 피곤해 다시 잠이 들었는데

한참을 지나 절 깨우는 남편의 업된 목소리.

"나 여기가 정말 맘에 들어.

리조트에 놀러 온 거 같아 ~ �"


남편은 매일 아침 새벽운동을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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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4. "나, 옛날 집으로 다시 가고 싶어 �"


아무리 가족이지만 기호가 다르다 보니

누구는 이곳이 참 불편한 곳입니다.


저희 고등학생 딸은 제일 직접적 불편함이

등교시간이 길어진 거예요.

옛날 집은 초역세권이었는데

지금 집은 한참을 걸어가야

지하철이 있으니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학교까지 절대적 거리는 가까운데

버스도 갈아타야 하니 이것도 불편하고요...


뿐만 아니라,

소소한 쇼핑부터 택배 등등...

편의점 라이프를 즐기는 딸아이는

편세권이었던 기존 집과 달리 신호등을

두 번이나 건너야 하는 것도 불만입니다.


또 있어요.

바로 집 앞에 있던 스터디 카페도

여기는 한참을 걸어가야 있으니

이것도 불만입니다.


다행히 마음에 들어 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기존 집보다 본인 방 크기가 작아졌는데

이 아늑함이 좋다는 거예요 ㅋㅋ

방이 작아졌다고 불평할 줄 알았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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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말고도 소소한 에피소드가

자꾸 쌓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거주지를 옮김으로써

얻게 되는 새로운 활력(?) 이랄까요?


삶이 너무 루틴에 빠져있거나 지루하다면

이렇게 근거지를 옮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한 달만 지나면 편안함과 불편함 모두

각자의 루틴으로 자리할 듯합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가구들이 있어

집안이 어수선한 상황인데

빨리 집안의 살림도

제자리를 잡았음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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