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못한 말은 어디로 가는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하지 못한 말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미안하다고 할까 하다 삼켜버린 말,
고마웠다고 할까 하다 흘려보낸 말,
사실은 조금 속상했다고,
그때 그 말이 서운했다고,
어쩌면 나도 아팠다고,
입까지 올랐다가
끝내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들.
나는 어릴 때, 그런 말들은
밤이 되면 스스로 길을 찾아 간다고 믿었다.
목구멍에 걸린 채 잠들면,
그 말들이 몰래 빠져나와
사람들 사이를 헤매다가
어떤 문 앞에 조용히 엎드려 있겠지, 하고.
사과는 늦을수록 맛이 쓰다.
나는 그 말을 누군가의 노트에서 봤다.
확실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쓰다고 해서 안 하는 건 아니다.
쓴 걸 알면서도 자꾸 미루게 된다.
그래서 세상에는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쌓인다.
사과, 고백, 고마움, 서운함.
그 말들은 아주 작은 씨앗이 되어
틈 사이에 떨어진다.
누가 줍지 않으면 그대로 굳어버린다.
아무도 못 들은 채, 말라붙는다.
하지만 아주 가끔,
틈 사이로 오가는 누군가가
그 말들을 모아서 전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그들은 급한 말을 싫어해서,
늘 느리게, 돌아가는 길로 간다고 한다.
그래서 늦어도 된다.
못 했던 말은, 언젠가 도착할 수도 있다.
다만 그때는
조금 더 조심스럽고, 조금 더 부드럽게
전해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