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너에게 닿기를

Part6 조용한 흔들림

by 아우티스

너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늘 오던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너를,
나는 별일 없을 거라 믿으며 기다렸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켠은 서서히
‘불안’이라는 이름으로 젖어갔다.

“미안, 오늘은 좀 늦었지?ㅎ”
늦은 밤쯤 나타난 너는
여전히 웃는 말투였다.

나는 괜찮다고, 바빴냐고,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지만,
사실은 그냥… 보고 싶었다.

그 말 한마디가
목 끝까지 차올랐던 날이었다.

그런데 난, 괜히 퉁명스럽게 장난을 쳤다.
“야~ 이건 뭐.. 내가 먼저 전화도 못 하고…”

“뭐야~ 갑자기 왜 그래??

“아니 그냥... 보고 싶어서. 하하하.”

그날의 대화는 짧았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채팅창만 켜놓은 채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했던 시간.
마치 고백도, 표현도 없이
우리 사이의 무언가가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한 밤이었다.

그날, 나는 너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
왠지 그러고 싶었다.

키보드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이
그날따라 이상하게 가득 차올랐다.

정확히 어떤 말을 적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편지엔,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내 마음이
조금은 조심스럽게 담겨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말은 모르겠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분명히 적었다.

왜냐하면 지금도 가지고 있는
너의 그 편지 한 통엔
이런 문장이 있으니까.

“고마워!
나에게 잘 대해주고,
이뻐해 주고,
사랑한다는 말도 해주어서…”



그리고, 너도 그 편지에
‘사랑한다’는 말을 적었다.

그 편지.
지금도 나는 간직하고 있다.

몇 번이나 이사를 하고,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는데도
어딘가에서 조심스럽게 꺼내 볼 수 있는,
내게 유일한 너의 흔적.

누군가에게,
그렇게 솔직해질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 따뜻함이,
그날 밤 이후로 오래도록 나를 지탱했다.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네가 웃으면 같이 웃고,
네가 조용해지면 마음이 흔들렸다.

넌 말하지 않았지만,
네 안에 있는 슬픔이
문득문득 나를 지나갔고—
그걸 껴안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우리는 여전히 만나본 적 없는 사이였지만,
어쩌면,
그 어떤 만남보다 진한 연결을,

서로의 얼굴 대신,
마음을 마주하는 밤들 속에서
조용히,
그리고 깊게 만들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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