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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licity Mar 31. 2022

#8. 그거슨 보기 싫다

고마해라 마이 봤다 아이가



전에는 넓었던 마음이 작아져서 그런걸까. 아니면 나이를 먹으면서 나의 호불호가 뚜렷해져서 그런걸까. 점점 불편하고 싫은 것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월요일부터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으니 기분이 힘드시다면 스킵하십시요!)



제발 그만 보게 해주세요! 첫번째


첫번째로 보기 싫은 것은 각종 드라마에서 다루는 여성들이다. 살면서 사람들이 그런 곳을 얼마나 가보겠나..그런데 꼬옥!! 드라마 주인공이나 조연들이 한 두번은 나이트와 룸싸롱을 출입하신다. 아니지.. 한두번이 아니라 밥먹듯이 출입하신다. 버닝썬 이후로 드라마에서 업소에 여자와 남자가 등장면 꼭 여자한테 뭘 먹인다. 이후 물뽕에 취한 것 같은 여성들이 등장, 그 이후는 말도 하기 싫다. 이제 그런 장면 등장하면 막 화가 나면서, 꼭 저 장면이 필요해?하다가 보고 있는 옆사람에게 이런 것좀 안보면 안돼!? 하고 소리치는 나를 발견한다.(이 분은 구해줘2와 보이스3를 보고 있다.) 난 드라마 좋아한다. 스토리가 재밌으면 보고싶다. 하지만 좋아하는 드라마라 꼭 저런 장면이 한두번씩 나오는 것같다. 꼭 그렇게 해야 극이, 드라마가, 영화가 산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생략하면서 극 재미를 살리는 그런 작가와 감독이 생겨나면 한다. 불편하게 생각하는 시청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는데..(게시판에 가서 글쓰기를 해야하나)


제발 그만 보게 해주세요! 두번째


각종 성범죄에 너무나 너그러우신 판결을 하시는 판사, 검사님의 말도 안되는 법집행, 더 이상 보기싫다. 이분들, 법은 책으로 배웠어도 남성성을 불법 동영상으로 배운건가, 아니면 본인을 사건에 투영하시는 것인가.. 오죽하면 여성 변호사 협회가 성명을 내는가. 사실 이것뿐이겠는가. 하지만 "미투"세상에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신 분(놈)들이 너무너무 많다는 것이 슬프다. 이런 사건, 이런 형량 구형, 이제 그만 보게 해주세요!


제발 그만 보게 해주세요! 세번째


최근에 뉴스 헤드라인을 도배하다시피한 고유정. 사건 자체가 끔찍하긴 하지만, 나는 이번 건이 "사람이 개를 물었다"가 아닌가 싶다. 지금도 남편이나 남친에게 폭력을 당하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기사는 한 줄 나오지도 않고 분석 기사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리 여리해보이는 연약한 여인이 공범이 있는것도 아닌 것 같고 혼자 아주아주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다니! 이거슨 뉴스감!! 왜 그랬데? 싸이코패스야? 소시오패스야? 분석 기사가 차고 흘러 넘치고 있다. 나는 하루 이틀 소개되고 말줄 알았는데 일주일 넘게 뉴스 첫 기사를 장식하는 것을 보면서 남자들의 두려움을 읽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남자에게 일어날 수 있니!! 분석해야해!" 옆사람이 요새 저 뉴스 왜 저렇게 많이 나와? 궁금증을 가지길래 위와 같은 설명을 해주었지만, 조금 듣더니 귀를 막아버렸다. -_-(그렇다.. 옆사람은 이런 나를 불편해하고 있다..) 고유정 사건을 잘 다루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과잉으로 다루는 점이 불편하다는 얘기다. 얼마 전 개봉하고 별점테러를 당했다는 걸캅스, 그래서 영혼보내기 운동이 일어났던 것이 아마도 결이 다른 불편함을 느낀 남과 여가 만들어낸 모습이 아닐까.


나의 불편함이 불편하십니까?


15년을 넘게 옆에 사는 사람도 이런 나의 의견을 불편해하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겠는가!! 하지만 나는 계속 불편하다. 이런 불편함은 줄어들긴커녕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10대 여성 인권 지킴 단체에 기부도 하고, 국민청원에 청원도 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있지만 부족하다. 너무 느리게 느리게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그냥 나의 이런 불편함을 계속 유지해야할 것 같다.

여러분, 나의 불편함이 많이 불편하십니까?


2019.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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