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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licity Mar 31. 2022

#20. 2020의 시작

#82. 2020의 시작

2020.1.5. 을지로 3가와 2가 사이 길

엣지오브투마로의 2020이 오고 블레이드러너의 2019가 지나갔다.

작년은 블레이드러너의 배경이 된 2019년이었다. 얼마전 엣지 오브 투마로를 아이가 추천해서 봤는데, 배경이 2020년이다. 과거에 그린 미래는 한참 앞서갔는데, 주말 오랜만에 서울에 나갔다 보고 온 을지로는 아직도 90년대였다.


계획 없는 2020년

이렇게 무언가 계획하지 않고 시작하는 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2019년이 후딱 가버리고 2020년이 슬며시 와버렸다. 올해의 계획은 따로 없다. 작년에는 에너지가 그래도 남아있었는지 사람들을 모아 글쓰기를 용감하게 시작했는데, 뽐뿌한 나마저도 얼마가지 않아 쓰기가 일이 되버리고 나니 쓰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 그만두어버렸다. 일요일 밤엔 죄책감이 밀려오다가, 그나마도 얼마 후 없어졌다. 함께한 사람들에게 말은 못 했지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예전같지 않아 라는 신호

우선 몸에서 여러가지 신호가 오니, 의욕이라는 것이 잘 생기지 않았다. 주말마다 나가기 싫어하고 방콕을 원하는 남편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랑 신랑이랑 밥 해먹고 집 앞을 걷고,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또 걷고, 주말에도 학원가기 시작한 아이를 챙기다보면 그냥 주말이 스윽 지나간다. 뭔가 심심하고 부족한 것 같은데, 더 채울만한 에너지도 없다. 그냥 예전 같지 않달까?


하던 것을 잘 하자

작년 한 해 동안, 에너지 많던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기운 다 어디갔니? 라는 고민을 참 오래했는데, 이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좀 편하다. 나는 몸도 생각도 조금씩 변해왔는데 작년에는 조금 빠르게 다운되는 격변기였다고 마음을 다독였다. 그래서 올해는 무언가 새로 하는 것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그간 해오던 것을 좀 더 잘하려고 노력을 조금 하거나, 하던 것을 좀 더 자주하거나, 여차하면 안하는 것이 새해의 계획이다.


그래도 계획을 써본다면

글쓰기는 계속 해보고싶다.


글쓰기가 고통이 아니라 사람들의 해방구가 되면 좋겠다. 부정적인 마음도 긍정적인 마음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출구가 되면 좋겠다.


걷기와 스트레칭요가를 번갈아 꾸준히 하련다.


작년에 주말에는 1만보 이상 걷기, 주중에 아이 밥 차려주고 매트깔고 10분 요가를 하고 있는데 다이어트엔 도움이 전~~혀 안되지만 기분좋아지는데는 도움이 많이된다. 이것도 계속 해나가련다.


아무튼, 요가책을 읽었더니 예전 아쉬탕가 할때도 생각나고... ㅠ.ㅠ 지금은 그때의 몸이 아니다 흐흑..

중2가 되는 아이를 좀 더 챙겨야지


작년 바쁘다는 핑계로, 내 마음 돌본단 고민으로 아이를 학교와 학원에 방치하고 잘 돌아보지 못했다.중2부터 레알 시험도 보고, 진짜 수험생 부모 시작이다. 주말에는 좀 더 아이한테 집중해야지

(이 계획을 아들이 싫어합니다)


철학 공부를 하고 싶은데...


전에 하던 철학 공부를 하고 싶다. 이건 선생님이 있어야하는데, 어딜 가서 강의를 듣는건 어려울 것 같다. 유튭 강의나 팟캐스트 도움을 좀 받아봐야겠다.


어라라, 계획을 세워버렸다!


20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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