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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활시위를 풀며: 비움으로 채우는 힘

강함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쉴 줄 아는 용기에서 온다

by 나리솔


팽팽한 활시위를 풀며: 비움으로 채우는 힘




가끔 우리는 인생이 끝없는 전장 같고, 우리 자신은 방패를 내려놓을 권리가 없는 전사 같다고 느껴요. 우리는 스스로에게 강하다는 것은 결코 멈추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갑옷에 금이 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고 속삭이죠.


하지만 우리는 오래된 진실을 잊어버려요. 영원히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는 조만간 끊어지거나 탄력을 잃게 된다는 것을요.


우리가 더 필사적으로 '버티려고' 애쓸수록, 우리의 손가락 사이로 삶은 더 빠르게 새어 나가요. 그리고 결국, 마음보다 현명한 몸이 나지막이 속삭이는 피할 수 없는 그날이 찾아오죠. "이제 충분해. 멈춰 서렴."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고통을 견디는 것이 곧 힘이라는 환상 속에서 살았어요. 하지만 이제, 고요한 내 주방에서 따뜻한 차 한 잔 위로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며 나는 다른 것을 깨달아요.


진정한 힘은 섬세함이에요. 내면의 과부하로 인한 첫 균열 소리를 듣고, 스스로에게 약함이라는 사치를 허락하는 능력 말이에요.


이것이 바로 작고 신성한 '아무것도 하지 않기'의 의식이에요.


세상의 소음을 차단하고 전화기를 끄는 것.

햇살이 테이블 위를 느리게 기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아니면 그저 풍경의 숨 쉬는 한 조각이 될 수 있는, '올바르게' 존재하라고 요구하지 않는 곳을 향해 목적 없이 거리를 헤매는 것.


놀랍게도 우리는 위대한 성과나 거창한 결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삶으로 되돌아와요. 우리는 이러한 아주 작은 멈춤들을 통해, 이 '보이지 않는 몸짓'들을 통해 치유되어요.


이 고요함 속에서, 마치 밀물이 서서히, 그러나 거스를 수 없이 마른 항구를 채우듯, 힘은 저절로 되돌아와요.


문득, 입꼬리가 다시 미소를 지을 준비가 되었다는 걸 느껴요.

무거운 돌덩이 같았던 생각들이 가을 낙엽처럼 가벼워졌다는 것을요.


그렇게나 거대하고 적대적이었던 세상이 다시금 나의 따뜻한 손바닥 안에 아늑하게 들어온다는 것을요.


우리는 종종 더 강해지는 비밀스러운 방법들을 찾고, 인내심을 훈련하고, 책을 읽죠. 하지만 때로는 그 비밀은 숨 쉬는 것만큼이나 단순해요.


깊이 숨을 들이쉬기 위해서는 먼저 완전히 내쉬어야 하는 것처럼요.

스스로에게 지쳐도 괜찮다고 허락해야 해요. 스스로에게 텅 비어 있을 시간을 주어야 해요.


그러면 힘은 되돌아와요. 우리가 그것을 요구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에요. 바로 우리 자신과의 싸움을 멈춘 그 순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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