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챕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인생의 큰 변화는 보통 10년 단위로 온다고들 합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저도 그랬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대학을 졸업하기까지의 10년, 그리고 사회인이 되어 10년을 살아냈습니다.
정확히는 살아낸 줄 알았습니다. 적어도 스스로는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삶이 챕터처럼 나뉜다면,
지금 이 시점은 어쩌면 다음 장으로 넘어갈 타이밍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흘려보내야 할까요
사람의 마음 그릇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뭐든 욕심껏 담다 보면 결국 넘치기 마련입니다.
마치 흙탕물처럼. 진흙을 하나하나 건져낼 수 없다면,
맑은 물을 부어 흘려보내는 수밖에
결국 삶도 덜어내는 일이 필요합니다.
저의 20대는 참 많은 관계를 붙잡고 살았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 사회 초년생 시절의 인연들,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끊임없이 고민하던 시절들
그때의 저는 사람에게, 관계에게, 모든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억지로 붙잡지 않습니다.
내가 아무리 애써도 이어지지 않는 인연이라면 딱 거기까지가 인연이었던 것입니다.
흘려보내고 나니, 조금은 단단해졌습니다. 관계는 줄었지만 마음의 결은 더 단정해졌습니다.
다음 챕터로 넘어가기 위해선 내 삶에 남길 것을 먼저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면 됩니다.
물론, 그 선택이 옳은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도 모르고, 아마 나중에도 모를 것입니다.
다만, 선택을 피할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두려운 점은 ‘오롯이 나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지만,
좋은 점은 ‘나 혼자 결정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책임은 무겁지만 동시에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이젠 혼자인 내가 결코 나약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다음 10년을 온전히 살아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홀로 서는 법을 배워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