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을 시키면 싫어하는 그 활동에 대하여
언제부터 워크샵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사실 직장인들의 MT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해 보이는데. 물론 어느 회사에서는 진짜 워크샵에 가서 미래 전략을 세우고 회고를 하고 하겠지만, 우리 회사는 약간의 지원을 받아서 노는 것에 집중하는 워크샵을 하곤 한다. 지인이 다니는 뭐 회사에서는 어차피 워크샵 때 놀러 갈 거 플레이샵이라고 명칭을 변경해서 아예 대놓고 놀러 가던데, 이 시대에는 그 이름이 더 적절해 보이기도 한다. 놀러 가는 것이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이게 또 은근히 고민이 되는 일이다. 작년에는 심지어 팀에서 워크샵 기획을 맡게 되어 상당히 골머리를 앓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최근 3년간의 워크샵의 기억에 대해 한번 말해보고자 한다.
재작년에는 롯데월드로 워크샵을 가게 되었다. 팀에 신입사원들이 당시에 좀 있었는데 그들에게 기획을 맡겼더니 생각보다 신박한 놀이공원픽. 문제는 7월 말 여름이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잼버리 온 외국인들도 롯데월드에 잔뜩 와서 사람에 제법 치이기도 했다. 당시 팀장님은 회의를 핑계로 우리가 점심을 먹은 이후 도착해서 본인은 식사하고 놀이공원 말고 영화를 보러 간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 가고 싶은 사람은 눈치 안 보고 집에 가고, 나같이 더 놀고 싶은 사람은 실컷 놀이기구를 타고 저녁으로 와인까지 한잔하고 가게 되었다. 야외 기구를 기다리는 일은 꽤나 고통스러웠는데 그럼에도 10 몇 년 만에 롯데월드를 간 나였어서 나름 즐겁게 보낸 워크샵이었다. 아틀란티스를 못 탄 건 좀 아쉽네.
작년에는 또 다른 팀에서 고양 스타필드의 스몹(스포츠몬스터)에 가서 액티비티를 즐기기로 했다. 이 당시의 팀장님도 회의를 핑계로 주간 활동은 다 제끼고 나중에 식사자리에만 참여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자유롭게 우리는 각종 스포츠 액티비티를 즐기고, 스타필드의 카페에서 브런치도 먹으며 힐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는 행주산성 카페에 가서 역시 브런치를 먹고 홍대로 넘어가 방탈출을 즐기는 역시 액티브한 코스가 기획되었다. 나는 물론 브런치만 먹고 낮에 세미나 발표가 있어서 집 가서 원격으로 발표를 하고 다시 저녁식사에 합류하였다. 올해도 역시 팀장님은 바쁜 일정을 핑계로 저녁식사 자리에 뒤늦게 참여해서 밥만 먹고 가셨다.
이렇게 보면 지난 3년간 워크샵은 팀장님 빼고 즐거웠던 하루들이었다. 팀장님들의 배려라고 봐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3년이 이러다 보니 팀장님과 함께하는 행복한 워크샵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회사를 벗어나 맛있는 걸 먹고 풍경을 보면 회사 사람들이 전우보단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워크샵은 도피감은 분명 충분히 주는 활동인 것 같다.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팀일지도 모르지만, 안 해본 활동을 해보는 워크샵이길 바라며 워크샵에 대한 묘한 감정을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