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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1)

by 선휘 BooKson

소 (1)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고 손을 깨끗이 씻었다. 여자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실내를 밝히는 어둡고 불그스름한 조명을 바라보았다. 어렸을 때 보았던 정육점의 벌건 불빛이 생각났다. 자연스럽게 홍등가란 말이 마음에 떠올랐다. 둘 다 고기를 파는 곳이란 생각이 들자 핏기가 스며있는 고기엔 빨간 색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입술을 파는 건 몸을 파는 것이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여자가 들어오면 업주는 그때부터 정확히 시간 계산을 할 거다. 주인에게나, 방에 들어올 여자에게나, 나에게나 시간은 돈이니까.


어려보이는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화장을 진하게 해도 본래 모습은 감출 수 없다. 그건 나이든 여자도 마찬가진데 여자들은 그걸 모르는 것 같다. 아니면 외면하거나. 여자애는 자기를 대학생으로 소개했다. 아마 고등학생 정도나 되었을 거다. 여자애가 독특해 보이는 건 왼쪽 눈 옆에 0.5mm 정도 되는 약간 큰 점 때문이다. 그 점 하나 때문에 여자아이의 얼굴은 묘하게 시선을 당겼다. 내가 점을 보고 있는데 여자아이가 말한다.


-오빠, 처음 왔나봐? 어색하네?

-어색해 보이니?

-무릎에 앉을까? 아니면 그냥 옆자리에 앉을까? 원하는 자세가 있으면 말해!

-옆에 앉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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