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oetopia

비 내리는 날이다

by 선휘 BooKson

비 내리는 날이다




시간을 상실한 채 공간을 살아가는

북극곰들이 몰려 꽉 막힌 하수구,

수레바퀴는 구덩일 빠져 나가지 못하고

혈장은 순환되지 않아

너의 심장으로 이어진 수도관이 터진다


많은 아이들이 배꼽을 잃고

흐느꼈지만 달라질 건 없어

도성의 시장마다 미니스커트와 넥타이는

여전히 격렬한 춤에 몸을 섞는다


감각 없는 도시의 척수

그들의 신경에는 중력이 없다

달빛에 부딪혀 돌아오는

눈빛이 비바람 사이로 흩날리는

화요일이다





꽃.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공전하는 연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