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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 에이드 Apr 30. 2022

[소설]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28.5)

그대만 있다면 (by 일기예보)

, 미안해요. 이야기가 중간중간 끊겼죠. 술이 제법 들어갔나봐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덤덤하게 얘기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그때 일들을 생각하니... , 물론 어디까지나 픽션이다마는 뭐랄까... 괜히 마음이 아파지네요.


어쨌든 그날 이후 우리 관계는 다시 시작하였고,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라는 평범하고 흔한 로맨스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죠. 무슨 말이냐고요?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얘기예요.


나는 늘 연락했고, 걔는 늘 바뻤고, 그렇게 만나지도 못하고... 크리스마스에는 교회 행사 진행해야 된다고 이브부터 바쁘다고 했죠. 설날에는 명절음식 해야 한다고 집에 붙어있어야 한다고 했죠. 차례도 안지내면서 무슨 행사냐고 하니, 그래도 음식은 만든다고 하네요. 발렌타인데이때는 그래도 초콜릿은 받았어요. 택배로 받은거다마는, 그래도 그것만 해도 어디예요? 나름 고급이더라구요. 그리고 생일... 내 생일... 생일은 그래도 기억해 주더라구요. 이건 조금있다가 다시 얘기해 드릴께요. 화이트데이 때 캔디 좋은걸로 사뒀었는데, 바쁘다고 또 어디론가 가버리고... 결국 캔디는 택배로 보낼 수 밖에 없었어요. 이 약속, 저 약속... 잡을 수 있는건 없었네요.


그래요. 그 후로도 연애따윈 없었어요. 그냥 나는 계속 걔를 향해 달려갔지만, 걔는 도저히 가까워지지 않았죠. 오히려 멀어진다는 느낌... 사귀기 시작하기 전부터 더 멀어진 느낌...  내가 계속 달라붙으니까, 지쳐 나가 떨어지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날 멀리하고 있는게 아닐까?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더라구요. 아니, 진즉에 그런 생각으 했지만 내가 부정하고 있었죠. 그래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잔인하잖아요, 그런 건. 그렇게 생각 안해요? 어쨌든 전 그렇게 할 정도고 걔가 나쁘고 독한 애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난 말이예요. 그때 걔가 없으면 안됐어요.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을 한번 잃을 뻔했고, 그리고 다시 찾았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감내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상처입어도 괜찮다, 나는 걔를 기다려야 된다, 마음을 열어줄 때 까지 기다려야 된다. 뭐 그런 생각이었죠. 쳇... 내가 뭐라고... 뭐 잘났다고 기다리고 있으면 걔가 받아준다고 생각했을까요? 그냥 내가 그때 걔한테 빠져서 미쳤었나 봐요. 그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왜 저러나 싶었는데,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왜 저러는지 어느정도는 알거 같더라구요. 걔는 나한테 신이었고, 그때 내 삶의 의의는 걔 옆에 있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에휴... 이야기 계속 좀 할께요. 아, 그리고 소주 한병 더 시킬께요.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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