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나를 포함한 여섯 명의 작가가 함께하는 오픈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한다. 그리고 오픈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짜증과 분노가 나를 잡아먹기 시작한다.
내 작품은 미완성이다. 다른 한 명의 작가도 미완성의 작품을 오늘 저녁에야 들고 오겠다고 한다. 이런 황당한 과정 자체가 예술의 일환인지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또 무너진다. 어쩔 수 없는 긴장과 불안을 무엇으로 다룰 수 있을까 생각한다. 깊게 숨을 내쉬고 차근차근 하나씩 해야 할 일을 적는다.
작품 배치 정하기, 벽에 못 박기, 작품을 걸고 캡션 붙이기, 내 작품 제작하기, 쓰레기 치우기 및 정리하기까지 내일은 아침 8시부터 일정이 있다. 하나씩 하자,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