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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건강이 좋아지지 않지?

2024.6.8 건강 아카데미 후기

by 내가 지은 세상

작년 한 해 동안 바쁜 회사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도중, 열감기와 장염을 동시에 앓으면서 며칠 사이 몸무게가 5kg이 빠지는 일이 있었다. 또 계속 무리를 하면서 원래도 약했던 소화 기능이 저하되어 이틀에 한번 꼴로 체했고, 한동안 제대로 된 음식물을 거의 먹지 못했다. 나중에는 기력이 없어 회사에 그냥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졌고, 결국 육아휴직을 쓰고 회사일을 잠시 중단하게 되었다. 앞으로 정말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이라면, 건강한 엄마로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쉼표를 찍고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돌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휴직 후 제일 먼저 헬스장으로 달려가 매일 아침 무작정 걷고 달렸다. 처음에는 3분도 못 뛰고 헉헉거렸는데 어느새 30분 정도는 뛸 수 있을 만큼 체력이 늘었다. 그동안 몸무게가 많이 빠졌던 터라 먹고 싶은 것도 많이 먹고 못 읽은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휴직 4개월 후, 분명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 마음도 편안하고 운동으로 체력도 늘었는데, 이상하게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은 날이 많았고 여전히 자주 체했다. '왜 건강이 좋아지지 않지?'라는 의문과 궁금증이 계속 들었다.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 있어서 무언가 간과한 것, 빠뜨린 것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때 안방 탁자에 놓여있는 가톨릭 다이제스트가 눈에 띄었고 연초부터 눈여겨두었던 강좌들이 떠올랐다. 강좌 대부분이 주말에 진행되어 마음은 있지만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주말 강의를 들으러 가면 주중 회사일로 고생한 남편이 주말까지 혼자 아이를 돌봐야 했다. 그런데 그날은 다른 것 상관하지 말고 내가 필요하면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가톨릭 다이제스트를 뒤적이며 건강 아카데미 날짜를 보니 바로 내일이었다. 급하게 전화를 해서 지금이라도 등록 가능한지 문의드렸고, 늦은 시간임에도 등록을 도와주신 덕분에 다음날 바로 건강 아카데미에 갈 수 있었다.

강좌가 열리는 흰물결 아트센터에 실제로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건물에 들어섰을 때 그곳 사람들에게서 좋은 에너지가 풍겨져 나오는 것이 느껴져, 자주 오고 가까이하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가톨릭 다이제스트에 매달 실리는 윤학 대표님 글을 보면서 이렇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는데 직접 강의를 하셔서 얼굴을 뵐 수 있었다. 점잖기만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웃기고 유쾌하셔서 놀랬다. 재미있게 강의를 해주신 덕분에 더 집중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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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는 내가 처한 상황에 맞지 않는 강의이면 어떡하지 걱정도 살짝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 모든 병과 증상을 관통하는 건강의 근본 원리에 대한 강의였고, 건강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푸는 시간이었다. 항상 통찰력, 진짜 진실을 보는 눈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날은 건강에 대한 진실을 듣는 날이었다.

​대부분의 질병은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단백질과 음식물이 몸속에서 부패되어 피를 탁하게 하고 혈관을 좁혀 순환을 막는 것이 근본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고인 물이 썩듯이 혈액이 몸 구석구석을 제대로 돌지 못하면 여러 문제가 생기고 그것이 나의 약한 부분을 통해 병으로 나타남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요리는 생각지도 않았고 가공식품이나 구운 고기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곤 했다. 또 휴직 후에는 그동안 못 먹은 것을 보충해야지 하는 생각에 자주 과식을 했는데 그것이 몸을 아프게 하는 원인이었다. 쉬면서 운동만 하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운동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식습관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내가 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 있어야, 그 일을 잘 해내기 위해 건강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내게 주어진 가치 있는 일, 건강해야만 하는 이유는 아이 키우는 일이다.

'자신을 다스리고 절제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라든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왜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그 조직의 방향은 결국 리더 한 사람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는데, 나는 내 몸의 수많은 세포들의 리더인 셈이고, 나에 의해 어떤 방향으로 갈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내 몸을 진짜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의지와 지구력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무엇보다도 내가 매일 이끌고 사는 내 몸부터 잘 이해하고 제대로 운영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원리를 깨달은 것과 실천은 또 별개의 것이라서 기존 습관을 한 번에 다 바꿀 수 있을까, 맞는 방향으로 잘 가다가 흐지부지하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든다. 종종 건강 아카데미를 다시 찾아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엄마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조금씩 더 건강해지는' 삶을 살도록 꾸준히 노력해 보려 한다. 강의를 들으러 간 동안 고맙게도 남편이 혼자 아이를 봐주었는데, 다음에는 남편과도 같이 오기로 했다.


(*이 원글의 편집본은 '가톨릭 다이제스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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