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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소중한 내 인생

잊지 마 나 자신아

by 내가 지은 세상

작년에 건강 문제로 휴직을 하고 육아에 전념했었다. 어떤 면에서는 회사일보다 육아가 훨씬 더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 어린이집 보내놓고 혼자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산책도 하며 그동안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평화로운 날들을 보냈다. 몸이 너무 힘들어 회사를 매우 괴로워하며 다녔기에, 휴직한 동안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아깝고 소중한 날들이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면서 살았다. 아 오늘 하루 버텼다, 이번 주도 무사히 지나갔다, 이제 연말까지 두 달 남았다 이런 식으로 꾸역꾸역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휴직한 후에는 반대로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해서 시간이 최대한 더디 가길 바랐다.


그렇게 매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음미하며 1년을 보내고 나니, 생각해 보면 나의 모든 시간들이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한 번뿐인 내 인생인데...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들도 음미하며 하루하루 감사히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직한 1년이 한정된 시간이라 아깝고 소중했던 것처럼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시간도 한정되어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길게 보면 내 인생 자체도 유한한 시간 안에서 보내는 것이므로 모든 날들을 소중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은 흘러 흘러 결국 휴직했던 1년이 지났고, 새해 출근 첫날, 설레면서도 긴장된 마음으로 출근했다. 출근 기념(?)으로 산 예쁜 검정 치마와 가디건을 입었다. 1년 동안 조직개편이 크게 일어나 익숙했던 옛 팀원들은 다른 조직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맡았던 일도 다른 조직으로 넘아가 아예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었다. 팀 공통으로 진행하는 리서치도 하고 인수인계를 받으며 동시에 업무도 진행하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며칠 동안에도 소소한 긴장, 소외감, 걱정 등 어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칭찬, 관심, 미소와 웃음 등 좋은 마음들도 많았다.


그렇게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나의 한 해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순간이 소중한 내 인생이 잔잔한 물결과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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