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동상이 땀을 흘렸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처음엔 웃음이었다. 그러다 그 웃음이 멈췄고,
사람들은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 많이 말하기 시작했다.
진실은 늘 말보다 느리고, 말은 늘 진실보다 빠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진실이 아직 도착하기도 전에
그걸 대신할 말들로 세계를 덮어버린다.
광화문에 동상이 있었다. 그 동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 침묵을 두려워했고, 그래서 어떤 이들은 그를 신이라 불렀고, 어떤 이들은 그를 도구라 불렀고, 어떤 이들은 그를 지워야 할 대상으로 삼았다.
이야기는 끝났지만, 이야기를 만든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글을 다 읽고 덮는 당신이 조금만 고개를 들면, 지금도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또다시 ‘말 없는 것의 의미’를 해석하고 있을 것이다.
그 말이 다시 누군가의 땀으로, 누군가의 침묵으로, 누군가의 광기로, 혹은 누군가의 기도로
되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아니, 어쩌면…그 말이 다시 돌아와야만 우리가 말을 멈추고, 귀를 여는 법을 다시 배울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그저, 잠시 숨을 고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