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ing Point & Question

들어가며 / 포르투갈, 마토지뉴스 해변에서

by 연휴
엔트로피 : 무질서와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과학적 개념
네겐트로피 : Negative + Entropy의 합성어, 엔트로피의 반대 개념, 무질서가 아닌 질서를 나타냄
엔트로피적인 지난 3년과, 네겐트로피적인 현재. 그 사이에 있는 것이 이 한 권입니다.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질서를 다시 세우는 것은 당신의 몫입니다.

마토지뉴스 해변이었다. 눈앞에는 끝없는 대서양이 펼쳐져 있었고 노란 톤에 가깝던 하늘은 점점 붉어졌다. 나를 가운데에 두고 쪼르르 셋이 다리를 껴안고 모래 바닥에 앉아 있다.


정적이 흐른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이 장면, 언젠가 서울에서 생각나겠죠?”


왼쪽에 앉은 그녀가 말한다.

“이 풍경 때문에 다시 왔어요.”


3개월 전, 그녀는 여행으로 잠시 이곳을 찾았다. 주황색 지붕의 색색 다른 낮은 집, 강가 사이를 가로지르는 오래된 철제 다리, 언제나 붉은 노을을 품는 대서양까지. 결국 그녀는 이곳에 푹 빠졌다. 서울로 돌아간 그녀는 바로 다시 이곳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구매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이곳에 정착한 지 한 달이 되었다.


마토지뉴스의 노을을 뒤로하고 서울로 돌아온 지 한 달 되는 날, 나도 결국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비록 그곳, 포르토는 아니지만 저 멀리 바다 건너가는 해외였다.


그녀의 여행의 이유는 그곳, 포르토의 풍경이었다. 위에서 말한 아름답게 펼쳐진 포르토의 풍경이 그녀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게 했지만, 내 여행의 이유는 풍경보다 사람이었다. 나와 그들은 처음 만났지만, 여행이라는 공통분모 때문에 어느 오랜 친구처럼 가까워졌고 다음 날, 함께 간 근교에서의 기억은 서울로 돌아온, 어느 때 힘겨움에 기댈 수 있는 묵직한 기둥이 되었다.


물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시간이라는 물리적 괴리 때문에 그때의 기억을 온전히 마주하지는 못하지만. 혹시라도 그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만나지 않을까 라는 찰나의 생각 때문에 다시 난 떠난다.


그래서 내 여행의 이유는 ‘사람’으로 정의 내린 것이다.


20XX년부터 지금의 20XX년까지, 지난 고등학교 3년간 여행 가본 곳을 세보았다. “이스탄불, 안탈리아, 트빌리시, 베이징, 홍콩, 다카야마, 방콕, 파리, 포르토, 리스본, 후쿠오카, 유후인, 뒤셀도르프 등…” 11국, 24개 도시를 여행했다. 이렇게 여러 곳을 다니며 여행의 이유를 쉽게 정의 내리지는 못했다. 항상 새로운 문화권을 가는 걸 좋아해서…라는 그럴듯한 이유를 댔지만 내가 고심하여 정의 내린, 떳떳하게 이야기할 만한 결론은 아니었다. 이렇게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으로 올라가던 해, 나를 오랜 시간 동안 찝찝하게 하던 여행의 이유를 명확히 정의 내렸다. 위에서 말했던 ‘사람’으로 말이다.


앞으로의 글에서는 지난 3년 간의 나의 여행과 이 여행의 이유를 정의 내리는 과정을 담았다. 이 글이 당신 여행의 출발점이 되길, 또 여행의 이유를 생각해 보는 질문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이 당신 여행의 출발점이 되길,

또 여행의 이유를 생각해 보는 질문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