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영업합니다

시즌1 -무모한 도전과 시작. 극복

by 온유

1화. 고요한 새벽. 그리고 시작


고요한 새벽.

아이스커피의 얼음이 녹아가며 달각거리는 소리와

컴퓨터 좌판이 따닥 거리는 소리만 몇 시간 이어졌다.


동이 트기 직전, 드디어 전원을 껐다.

휴- 바쁘고 긴 하루가 무사히 끝났음에 감사하며

침실로 향하 던 중,

거실탁자 한쪽에 얹혀있던

온유의 보물 1호, 레시피북이 툭-떨어졌다.


음식소스가 묻고 기름이 튄,

손때 가득한 너덜너덜한 책.

다른 이들은 도저히 해독할 수 없는 기호들과,

그 위에 수없이 그어진 엑스 표시들..


우리 가게 메뉴들의 레시피이자..

치열하게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던 그 시절의 증거.

온유의 사투가 고스란히 담긴

그 시절의 흔적이었다.


문득 떠오른

5년 전, 철없고 용감했고 무지했던 그 시절의 나

피식, 웃음이 났다


<포차를 시작하다>


"포차를 하자"

나의 한마디에, 그 시절의 둥이는-

(지금은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그땐 남자친구였다)

"그래. 온유가 하고 싶으면 해야지"라고 대답했다.

반대가 없는 남자였다.

걱정도 없는 남자였다.


그렇게 시작된 좌충우돌 맨땅에 헤딩하기.

석유 들고 불속에 뛰어들기.

어떤 말로도 부족한,

중년 커플의 대환장 파티 속으로 우리는 한 발을 내디뎠다.


<온유라는 사람>


대학 전공은 조리과,

주변에서 음식 잘한다는 소리를 곧잘 듣었고,

요리하는 걸 좋아했던 평범한 중년여성.


옷장사를 10년 넘게 하며

나름 장사 좀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불도저였다.


하고 싶으면 해 봐야 직성이 풀리고

안되면 되게 하면 된다는 무계획론자.


놀랍게도 그때까지의 인생은

실행-부딪힘-수습의 패턴이 제법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별로 무서울 것이 없었다.


겁도 없이 덤벼들었던 요식업이

얼마나 고독하고, 얼마나 살벌한 세계인지...

그땐 몰랐다.


음... 아니.

사실은 - 알아도 했을 거다.

그게 나니까


#요식업창업기 #장사브런치 #포차이야기 #온유의에세이 #레시피북

#중년창업 #그럼에도영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