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p104.
엄마가 보고 싶다, 라는 느낌을 받는 게 사실 처음이다. 집 떠나 산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그 느낌이 이전과 다르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 병치레를 두 번이나 했고 한 번은 너무 아파 의사가 아닌 엄마를 찾아갔으며 그 엄마는 나를 의사에게 데려갔다. 나 혼자도 할 줄 아는 게 많다는 것을 알았고, 이 할 줄 아는 것들이 얼마나 귀찮은 것인지 알았으며, 이것의 배의, 배의, 배를 엄마는 혼자 할 줄 안다는 것도 알았고, 그것이 존경스러웠고, 마음이 조금 아프기도 했다. 엄마에겐 일터가 있는데, 집에 돌아오면, 그 집도 일터였다.
p145.
언제나 좋은 팀에 속해 있을 수는 없어도 언젠가 좋은 팀에 속해 있을 수는 있을 거다. 모두가 강팀에 속해 있을 수는 없지만 누구나 자신의 팀을 강팀으로 만들 수는 있을 거다. 뒤에서 받쳐 주는 동료들을 믿고 다들 지금 하고자 하는 일들 모두 다 이뤘으면 좋겠다. 늘 그렇듯, 결국엔 다 잘될 테니까 말이다.
p206.
'도양광회'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사자성어다.(서른이 되니 사자성어 같은 걸 끼얹기도 한다.) 본인이야 아직 재능이 차오르지 않아 불가피하게 드러내지 못하지만 재능이 가득한 서른들, 혹은 서른 즈음의 사람들이라면 조금 더 자신을 믿고 기다려봤으면 좋겠다. 나 같은 것도 그러고 있으니 말이다.
p235.
모르는 것에 대한 태도가 중요한 시대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가 됐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기도 하고, 땐 굴뚝에 연기가 아니 나기도 하고, 그 연기들이 어디까지 피워나갈지 알 수 없는 시대다.(갑자기 막 속담 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