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병진 May 31. 2024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 100선 설문참여' 후기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오늘 발표했다 

지난 2023년 아직은 회사원이었던 그때, 한국영상자료원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설립 50주년을 맞이해 한국영화 100선을 선정하는 설문에 참여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설문은 연구자와 비평가, 기자 등 ‘보는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편이죠. 그런데 2023년의 저는 OTT 마케팅을 할 때여서 의외였습니다. 알고보니 이번에는 ‘만드는 사람’(감독, 프로듀서, 각본가, 촬영감독, 미술감독, 배우, 배급투자, 극장, 플랫폼 등)의 리스트도 함께 집계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원래 ‘보는 사람’으로 오래 일했지만, 이때는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안을 받은 거 였죠. 하지만 또 이런 리스트를 선정할 때는 ‘보는 사람’의 관성이 우선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매체에서 나왔던 베스트 100의 순위를 확인해 본 후 제가 공감하는 작품들의 제목을 적어놓고, 거기에 제가 추가하고 싶은 작품을 넣는 방식으로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선정한 작품들에 대한 코멘트입니다. 전체 리스트는 첨부한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녀

감독의 세계, 장르적인 성취, 시대의 반영, 배우의 존재감,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또 다른 걸작들. 그렇게 60년 동안 주제를 바꾸어가며 재발견 되어온 영화. 앞으로 60년 동안에도 다시 발견될 것이다.


기생충

한국의 현실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로 전 세계 관객들을 공감시킨 작품. 봉준호는 한국영화감독의 대명사가 되었고, <기생충>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만다라

한국영화의 예술성에 대한 집요한 탐구 그 자체가 담긴 작품.


상계동 올림픽

기록이 간절했던 시대. 누구도 기록하지 않았을 이야기를 오로지 기록해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촬영해 누구나 아는 이야기로 만들어낸 다큐멘터리.


휴일

1960년대의 한국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영화적인 순간. 암울한 시대를 살아간 감독이 바라본 도시의 모습.


초록 물고기

이창동의 탄생과 한석규의 완성. 시대를 막론하고 다시 소환될 이야기


8월의 크리스마스

한국의 멜로영화들이 닮고 싶어하지만, 여전히 닿지 못하고 있는 걸작. 설렘, 기다림, 아쉬움이란 감정을 가장 영화적인 연출로 그려냈다.


공공의적

한국영화와 한국의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찰 캐릭터의 표본. 지금도 영화 속 경찰들은 강철중이 되려 하고, 관객들은 강철중 같은 경찰을 보고 싶어 한다.


남부군

어차피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하는 사람의 어디서 끝날지 모르는 여정. 한국영화가 그려낸 가장 춥고 고통스러운 겨울.


공동경비구역 J.S.A

남북 관계를 소재로 한 가장 따뜻하면서 가장 차가운 영화. 지금의 박찬욱과 가장 멀리 있는 영화가 되었지만, 한국의 현실과는 여전히 가장 밀접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더랜드'-죽은 자와의 소통은 정말 행복을 주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