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꽃
이름 모를 어느 마을에 한 소년이 살고있었어요.
소년에겐 마음을 터놓고 나눌 친구도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였고,
어떠한 일에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해
매일을 무채색 일상속에 묻혀 흘려보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의 집 앞 마당에 이름모를
꽃 한 송이가 피어났어요.
소년은 그 꽃을 처음 발견한 순간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정과 함께 소년의 눈엔 잿빛으로만 보이던 세상이
그 꽃의 아름다운 색으로 채색되어감을 느꼈답니다.
소년은 결심했어요.
'이 꽃은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보물이야.
내가 언제까지고 지키고 가꾸어올테야'
그리고 그 결심처럼 이름모를 아름다운 꽃에게 뜨거운 햇빛이 내리쬘때면 그늘을 만들어주었고
비바람이 몰아칠때면 등 뒤에 꽃을 숨긴 채 가림막이 되었고
추운 한 겨울엔 그 꽃을 감싸안아 추위에 떨지 않도록 돌보았어요.
소년은 평생 처음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에 설레임에 행복해하며
꽃 또한 나와 같이 행복할거란 생각에
매일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어느날 꽃을 찾아온 나비들이 하는 말에 소년은 슬픔에 잠기게 되었답니다.
"저기 저 멍청한 아이를 보아.등 뒤의 꽃이 가려진 햇빛에 자라지 못하고 막아선 빗물에 시들어가며, 답답하게 감싸안아 점점 약해져만 가는걸 말야"
"어쩜 제대로 말도 못하는 꽃이라고 저렇게 힘들어하는건 뒤돌아서 보지도 않은 채 자신은 위해준다 생각하며 행복하다웃고있는 꼴이라니. 정말 끔찍해!"
소년은 그 가시돋힌 말들에 온 몸이 너덜너덜 찢겨나가는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이 세상 모두가 날 손가락질하며 욕해도 좋다. 꽃만이..내게 빛을 색을
설렘을 찾아준 꽃만이 날 괜찮다 말해준다면
그 모든 날이 선 시선들에도 아무렇지 않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물었답니다.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꽃아. 내가 사랑하는..내 삶의 힘이 되준 이름 모를 꽃아. 네가 내겐 빛이되어주었는데
난 네게 무엇으로 다가왔니?"
꽃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소년은 작게 고개숙인 꽃을 보며
다시금 물었습니다.
"꽃아 넌 내게있어 둘도 없는 기적으로 다가왔단다.
하지만 난 네게있어 다시 없을 악몽으로 기억되니..?"
소년은 주저앉아 대답없는 꽃을 향해
하염없이 중얼거렸답니다.
"꽃아..소중한 내 꽃아..사랑하는 내 꽃아..
난..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