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날이었다.
월화수목금 반복되는 일상.
아주 짧게 지나가고 없어질 것이 분명한 주말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매일매일을 보내는 삶이었다. 지쳐가는 것이 당연했다.
퇴근길에 타는 지하철 사이로 사람들에게 부대끼면서 무표정하게 휴대폰 스크롤을 올리는 사람,
이어폰을 꽂고 가만히 있는 사람,
의자에서 졸고 있는 사람.
나 또한 저들처럼 피곤한 영혼이겠거니 하며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집에 도착해서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도착하면 조그마한 내 원룸이다.
오늘도 무료하게 반복되었던 하루였다 생각하면서 매트리스에 쓰러진다.
가만히 누워서 천장에 밝게 빛나는 하얀 등을 멍하니 쳐다본다.
내가 사는 서울의 이 좁은 공간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월급 대부분이 월세로 나가 통장이 텅장이 된다.
친구들도 하나둘씩 취업을 하고, 서로 갈 길을 가면서 연락이 뜸해지고 홀로 남겨진 내가 있던 외로운 방은 외로움의 쓰나미로 덮쳐진다.
이게 정녕 인생인가,
입에는 씁쓸할 맛이 가득해져 지금 마주한 내 상황을 도피하여 다시 폰 속으로 시선을 담근다.
유튜브 영상들이 눈 위로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도망치듯 나와 도피한 나만의 작은 휴대폰 공간에는 나는 없었다.
지나갔던 영상들은 언제 그렇냐는 듯 머릿속에 잠시 맴돌다, 그냥 하루 즐기다 가는 아주 가벼운 인연처럼 떠나간다.
너무 변하지 않는다라는 죄책감에 컴퓨터에 앉아서 다시 글을 적어본다.
조금씩 쌓아온 원고를 펼쳐본다. 언젠가는 작가로 데뷔해야지, 데뷔해야지 외치면서 글을 쓰다가 어느 날에는 회식 때문이라고, 어느 날에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고 스스로 그럴싸한 핑계를 대면서 미루었던 글들, 그리고 결국에는 끝맽지 못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다시 책망한다.
글을 다시 천천히 옮겨본다.
나의 이름 두 글자로 오롯이 삶을 지탱하는 삶을 상상해 본다.
힘겹게 한 글자 한 글자 쳐낸다.
작가라는 거는 결국 글로서 사람들한테 나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내 글을 읽을까, 마음속에서 피어 나오는 자기 검열이 나를 막는다.
이를 악물어보지만 의문투성이인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 힘겹다.
이게 정녕 인생인가.
나를 다시 떠올려본다.
나를 다시 휜 종이 저울에 활자들을 놓으면서 인생의 무게추를 맞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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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밑에 숨어 있는 어린 나를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