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단풍을 담아두었다. 그저 바람결에 떨어진 게 아니라 내 자린 여기가 좋겠어 너는 저기하며 신중하게 의논이라도 나눈 것처럼 어울렸다. 사이사이 편안히 누운 햇빛을 보며 모닥불을 떠올렸고 그 안에 있을 고구마도 생각했다.
언제 추워지느냐고 재촉하면 늘 이렇게 비가 내린다. 나뭇가지에서 후두두 후두두 단풍잎을 떼어내며 어때, 아쉽지? 내색한다. 그래 아쉽지만 나는 겨울이 좋은 겨울생이라 아쉬운 만큼 반갑다. 내일도 비가 내린다고 하니 또 아쉽겠고 또 반갑겠고, 그러다 좋아하며 익숙해지겠지. 내가 좋아하는 차갑고 맑은 겨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