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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수행을 위한 기본값, 고요

by 신아르케

각자 추구하는 영역에서 최고의 수행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고요함과 평온함이 기본값이어야 한다.
고요는 무기력함이 아니라, 감정의 파동을 잔잔하게 가라앉혀 집중의 에너지를 한곳에 모으는 상태다.
이 기본값이 유지될 때, 배운 것이 제때 발휘되고, 사고와 판단이 정밀해진다.

고요를 지키려면 삶은 복잡하지 않고 간소해야 한다.
일정과 관계, 소유를 정리할수록 마음의 표면이 잔잔해지고, 그 위에 미세한 통찰이 비친다.
‘마음이 깨끗하고 거룩해야 한다’는 말은 완벽을 강요하는 뜻이 아니다.
탐욕, 질투, 과도한 비교와 같은 내면의 잡음을 줄여 정신의 여백과 집중의 자원을 확보하라는 뜻이다.

심리적으로나 영적으로 거친 상태에서는
수많은 충동과 감정이 마음을 점령해 차분한 수행의 상태에 이르기 어렵다.
이때 종교적 감수성으로만 여겨졌던 사랑, 관용, 용서가
실은 인간의 정신을 정돈하는 심리적 기술이자 수행의 조건임을 알게 된다.
원망과 분노를 내려놓을 때 마음의 소음이 줄고,
그만큼 판단과 집중은 선명해진다.

우리는 종종 날이 서 있고, 비판적이며, 화가 많은 태도를
‘실존적 진지함’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늘 긴장하고 격정적으로 버티는 삶은
결국 집중의 근육을 소모하게 만든다.
반대로, 평화롭고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결코 나태가 아니라 고도의 자기 관리다.
균형이 중요하지만, 균형의 한 축을 고요 쪽으로 더 기울여 보는 실험은 언제나 유익하다.

결국 핵심은 일상의 내면 관리다.
아침에는 숨을 길게 내쉬며 하루의 마음을 비우고,
오늘의 우선순위를 한 줄로 정리한다.
하루 중 경계할 감정을 알아차리고,
잠시라도 한 가지 일에만 몰입해 본다.
저녁에는 감사할 일을 하나 적고, 내일의 방해 요소를 미리 비워 둔다.
이렇게 고요를 삶의 기본값으로 고정하면,
인생은 덜 소란스럽고 성과는 더욱 또렷해진다.

최고의 수행은 언제나 고요에서 출발한다.
고요는 비움에서 오고, 비움은 사랑과 관용,
그리고 용서에서 깊어진다.
오늘도 마음의 표면을 잔잔히 가라앉혀 보자.
그 고요한 수면 위에, 당신의 진정한 역량이 맑게 비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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