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속에 숨겨진 진짜 의도를 파악해 줄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회는 냉정한 법, 미소 속에 가려진다고 만만한 것은 아니다.
난 조용한 사람이었다.
늘 웃으며 말했고, 짜증을 내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날 내가 팀장에게 목소리를 높이자,
사무실은 조용해졌고, 직원들의 눈빛이 바뀌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나는 이미 여러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고,
하루하루가 벅찼다.
그런데 또 다른 프로젝트를 나에게 맡기려 했다.
“그건 일 없는 프로젝트야. 네 이름만 들어가 있을 뿐이야.”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이름이 들어가는 순간, 일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화가 났던 건,
“싫다”고 말한 직원에게는 일을 넘기지 않으면서
정신없이 바쁜 나에게는 당연하다는 듯 일이 몰려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게임을 하고 있었고,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드리며,
숨 돌릴 틈 없이 클라이언트와 요구사항을 논의하고 견적을 조율하고 있었다.
몸은 무너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말없이 참았다.
하지만 “정말 일 없는 거 맞아요?”라고 되묻자,
팀장은 불쾌해했고, 나도 말끝에 짜증이 묻어났다.
여러번 반복을 하다가 나는 또 한 번, 한발 물러섰다.
“믿어보겠다”고 말했고,
그 프로젝트를 맡았다.
그 순간부터 일은 본격적으로 터졌다.
감정노동, 수치노동, 논리와 감성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업무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기 시작했고,
어느 날부터인가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가 시작됐다.
저림, 구토, 어지럼증, 온몸의 통증…
병원에서도 뾰족한 진단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번아웃이었다.
살은 10kg이나 빠졌다.
의도치 않은 다이어트는 몇 달간 이어졌고,
몸은 계속해서 "멈추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주변 사람들도 말렸다.
“일 그만둬.”
“쉬어야 해.”
“지금처럼 가다간 진짜 위험해.”
그제야 나는 결단했다.
퇴사를….
그 후, 내 몸이 조금이라도 안 좋아질 때면
입버릇처럼 이 말을 꺼내게 되었다.
“구지… 이걸 내가 해야 해?”
“구지… 이걸 지금 해야 해?”
그리고 어느새,
‘회사보다 내가 먼저’라는 삶의 기준이 자리 잡았다.
아마 그래서,
나의 이직은 조금 잦아졌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회사에 충성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나를 살아남게 한 사람이라고.
상담사의 시선에서 본다면…
이 이야기는 단순한 감정 폭발이 아니라
“역할 과부하”와 “심리적 자원 고갈”의 전형적인 번아웃 상황이에요.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마슬라크(Maslach, 1981)는
번아웃의 세 가지 핵심 증상으로 정서적 고갈, 탈인격화, 성취감 저하를 이야기했어요.
지속적인 과업 부담과 불공정한 업무 분배는
“내가 성실해서 더 고통받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죠.
게다가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조직에서는
몸이 먼저 경고 신호를 보내기 시작해요.
이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오래 참고 버텼기 때문에 온 반응이에요.
회복을 위한 팁
1.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인가?'를 자주 물어보세요.
▶ 혼자 떠안은 기대가 당신을 무너뜨리기 전에 경계를 세워야 합니다.
2. ‘내 몸이 먼저’라는 기준은 절대 이기적인 게 아닙니다.
▶ 장기적으로 건강을 지키는 건 나를 위한 일이자, 동료와 조직을 위한 일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