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게 일을 시켜라.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법. 그 두 번째는 돈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투자가가 되는 것이다.
몇 해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극 중 길라임(하지원)은 친구 임아영(유인나)이 근무하는 백화점의 VVIP 라운지를 무단으로 이용하게 된다. 이에 김주원(현빈)은 그녀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우리 백화점을 출입하는 VVIP 사람들, 1년에 1억 원 이상 쓰면서 그곳에 이용하는 자격을 얻었어. 그런데 그쪽 때문에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고객들은 그 자격을 무시당한 거야."
이에 서러움이 북받친 길라임은 말한다.
"어떻게 된 사람들이길래 백화점에서 1억 원씩 써. 그것도 1년에… 그 사람들이랑 나는 대체 얼마나 대단히 다른 건데?"
여기서 김주원은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직설적이고도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지금 통장에 얼마 있는데? 바로 그런 게 달라. 그쪽은 자신의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알지만, 그쪽과 다른 그 사람들은 자기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몰라. 매일, 매분, 매초 마다 국내외에 있는 통장의 잔고가 불어나니까."
우리는 흔히 '돈이 돈을 벌어다 준다.'라는 말을 곧잘 하고는 한다. 이 말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앞서 우리는 노동을 통해 그 대가를 돈으로써 보상받는다고 말했다.(첫 번째 글, 돈의 가치 참고) 하지만 돈은 다르다. 당신이 어딘가에 돈을 맡기는 순간, 돈은 자신을 맡긴 시간에 대해 돈으로써 보상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자'의 개념이요, 돈으로 돈을 버는 시스템의 기본 원리가 된다.
노동을 통해 돈을 번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그것은 일을 하지 않을 경우, 그 어떤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돈으로 돈을 버는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하루 세끼 식사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아야만 하며, 수면 활동을 통한 체력 보충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돈은 24시간, 아니 365일을 휴가도 없이 꼬박 일을 시켜도 지치지 않으며, 그 어떤 불평도 불만도 갖지 않는다. 어디 그 뿐일까? 우리에게는 바이오리듬이라는 것이 존재하여 건강할 때는 최상의 업무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병이 들어 몇 날 며칠을 침상에 누워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반면 돈은 알파고(AlphaGo)와도 같다. 그 어떤 경우에도 아파 드러눕지 아니하며,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는다. 알파고가 최상의 수를 찾기 위해 움직인다면, 돈은 오직 당신이 돈을 맡기 시간에 대한 보상을 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만을 행할 뿐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돈의 습성을 재빨리 파악한 사람은 '돈으로 돈을 버는 시스템'을 통해 더 큰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
가령,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소나타 차량의 가격은 대략 2,500만 원이다. 만약 당신이 이 자동차를 갖길 원한다면 어떤 방법을 취할 것 같은가? 대개 선택은 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첫째, 할부라는 현대판 노예 계약을 체결한다.
둘째, 매월 70만 원씩 36개월 간 꾸준히 저축을 한다.
하지만 방법이야 어찌 됐든 결과는 매한가지다, 자동차는 구입하는 순간부터 매년 그 가치가 15%씩 떨어지고, 통장의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니, 앞으로도 '쭈-욱' 허리띠를 졸라 매고 더욱 숨가프게 일에 매진하는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돈에게 일을 시켰을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현금 10억을 가진 사람도 똑같이 2,500만 원을 주고 소나타 차량을 구매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사람은 자신이 가진 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차를 구입할 수가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소유한 10억을 연 이자가 3%인 금융상품에 예치하면 그만이다. 10억을 연 이자가 3%인 금융상품에 예치했을 때, 1년 후 얻게 되는 이자 소득은 3,000만 원이다. 여기서 15.4%의 이자소득세를 차감한다고 해도 이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금액은 25,380,000원, 따라서 2500만 원으로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해도 38만 원이라는 이윤이 남게 된다. (단순 계산으로 보험료, 취·등록세 등은 고려하지 않음.) 결과적으로 같은 돈을 들여 똑같은 물건을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돈을 온전히 보전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득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결국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방법이란 나를 위해 대신 일을 해 줄 대상을 만드는 것이며, 그 대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의 두 이야기를 듣고 화들짝 놀라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를 대단하다는 듯 이야기하고 있는 필자를 향해 '피식-'하고 조소를 날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그대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얻기 위한 시도 조차 하지 않는 것인가?
만사구비 지흠동풍( 萬事俱備 只欠東風)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조건을 갖추었으나 가장 중요한 하나를 갖추지 못한 것을 이르는 말로 ‘적벽대전’ 중 제갈량의 말에서 유래가 됐다.
때는 서기 208년, 화북을 평정한 조조는 천하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수하기 위해 남하하였다. 이에 손권과 유비는 동맹을 맺고, 양쯔강 남안에 있는 적벽이라는 곳에서 조조의 100만 대군과 마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투를 앞두고 수군 사령관 주유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갑작스레 쓰러지게 되고, 주유를 병문안 온 제갈량은 다음과 같은 글을 처방전으로 건넨다.
‘조조를 쳐부수려면 마땅히 화공을 써야 하는데, 모든 준비가 끝났으나, 오직 동풍이 불지 않는구나! (欲破曹公 宜用火攻 萬事俱備只欠東風)’
당시 상황은 이러했다. 육지에서 싸우는 것이 익숙했던 조조의 군대는 뱃멀미로 인해 전투력이 크게 상실되자, 모든 배를 쇠사슬로 엮어 배의 흔들림을 해결했다. 이에 주유와 제갈량은 화공으로써 조조의 모든 배를 태워버리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러나 때는 바야흐로 겨울이었다. 머나먼 시베리아로부터 불어오는 북서풍만 있을 뿐 남동풍은 불지 않았다. 따라서 화공을 펼친다 한들 불타는 것은 조조군의 배가 아닌 손권군의 배가 될 터이니 주유의 병은 이와 같은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뒤의 이야기는 제갈량이 주술로써 남동풍을 빌려옴으로써 조조군을 크게 무찌른다는 내용으로 끝이 나는데,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서점에서 ‘삼국지’를 사서 읽는 것을 권한다.
어쨌든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사업가가 되어 시간도 벌고, 투자가도 되어 자유도 얻고 싶은 것이 우리의 솔직한 마음일 것이라는 거다. 하지만 남동풍이 없어 고심에 빠졌던 주유처럼, 어쩌면 우리도 이것이 없어 자유를 얻기 위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돈이다. 그렇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도, 투자를 하기 위해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다. 그렇다면 그 돈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야 갖출 수 있는 것일까?
제갈량이 주유에게 남동풍을 선물했듯, 이제는 필자가 제갈량이 되어 독자들에게 돈을 모으고 불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선물할 때가 된 듯하다.
방금 읽으신 글은 다섯 번째 글입니다.
<글의 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