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엄마 시점

여자, 딸, 엄마의 시점으로 본 날들 기록 시작

by 지지 zizi


#1. 전지적 엄마 시점

여자, 딸, 엄마의 시점으로 본 날들 기록 시작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은 다른 삶을 사는 것과도 같다. 오롯이 나로 사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누군가를 돌보고 돕고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얼마나, 언제 까지나의 기준은 다 다르고 그것에 정답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딱 그 나이만큼만 보인다는 누군가가 해주었던 말이 자주 떠오르는 40대의 시작이다.) 예쁜 딸들을 12살, 9살까지 키웠는데... 매일 같이 웃고 울고 늘 함께 지냈는데... 가끔은 저 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나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하여 딸들과 지냈던 시간들을 기억해 보고자 글로 기록해 본다.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엄마로서, 딸로서, 그리고 한 여자로서의 삶도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둘째도 꼭 딸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아윤이가 딸이라는 소리를 산부인과에서 들었을 때 너무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동시에 내심 아들을 기다렸을 시부모님이 떠올라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남편에게 문자 한 통을 부탁했다. 남편은 “둘째도 딸이라고 하네요. 아들 기다리셨을 텐데… 유경이가 좀 마음이 그런가 봐요”라고 보냈고 어머님께 답장이 금방 왔다. “유경이한테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해라. 유경이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걱정 말고 축하한다고 전해줘라” 무뚝뚝한 시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눈물이 자꾸 났다.


나는 육아와 꽤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체력이 좋은 편이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저항이 적다. 애들만 데리고 여기저기 잘 다녔고 아이들을 위한 음식을 할 때도 나름 재미있었다. (맛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이것 외에도 대부분은 다 견딜만했다. 둘째가 태어났을 때도 당연히 잠도 줄고 몸은 몇 배로 힘들었지만 육아 스트레스는 낮은 편이었다. 하! 지! 만!... 둘째가 4살이 지나 자기 생각을 표출하기 시작하며 (언니 말이 다 맞는 건 아니네? 를 안 시점인 듯싶다.) 둘의 트러블이 시작되었고 이때부터 내게는 진짜 힘든 육아가 시작된 것 같다. 각자의 입장에서 서운했을법한 일들을 주장하며 중재를 해도 전혀 되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하다 보니 미칠 지경. (물론 아직도 Ing…)


나도 여동생과 어릴 때 저랬을까? 엄마의 기억을 전해 들으니 와… 나는 더 했었네. (동생. 미안합니다.) 어린 시절 투닥거림은 이 세상 자매들이 꼭 겪고 넘어가야 하는 관문 같은 것일까..? 하지만 나는 그 관문을 지나면 분명 너무 좋은 시간이 온다고 믿는다. (결혼하고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아 육아동지가 된 지금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내 절친이 되었기 때문.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우리 딸들도 이 관문을 지나 나와 내 동생 같은 시간을 맞이할 수 있을지…


다음편에 계속...




지지 zizi

집에서는 두 딸의 엄마와 K - 장녀, 일터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한 공예가, 삶에서는 매사 긍정적이고 계획, 실천,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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