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이렇게 달라?

엄마가 바라본 너무 다른 자매 이야기

by 지지 zizi


#2. 달라도 이렇게 달라?

엄마가 바라본 너무 다른 자매 이야기



다 가졌다가 빼앗긴 자, 한번도 다 가져보지 못한 자. 누가 더 속상할까? 남편과 가끔 나눈 이야기이다. 남편은 아마 전자(첫째)가 아닐까 했고 나는 후자(둘째)가 아닐까 예상했다. 나는 세 남매 중 첫 째라 둘째의 입장은 잘 모르지만 둘 다를 보는 엄마의 시점에서는 어쩐지 둘째가 더 짠한 것 같다.



둘 다 내가 낳았고 같은 아빠에 같은 환경에서 키웠지만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을때가 점점 많아진다. 아마 가지고 태어난 기질 + 집의 육아방식에 따라 그럴것이라 생각되지만 이건 그 범주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정도이다. 첫째는 어릴때부터 친구랑 노는 것보다 혼자 노는걸 좋아했고 (그 당시에는 걱정스러울 정도) 지금도 친구들과 두루두루 지내며 당연히 혼자서도 아주 잘 지낸다. 반면 둘째는 (혼자 놀기도 하지만) 늘 언니, 친구 안되면 아빠 엄마라도 같이 놀고 싶어하고 여럿이 놀기보다는 한 명과 노는것을 좋아한다.


또 첫째는 웬만한 일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아주 무심한 성격인데 (가끔 이게 맞아…? 할 정도) 둘째는 작은 일에도 생각이 많고 마음에 담아두기도 한다. 반면 둘째는 낯을 전혀 가리지 않아 길 가는 사람에게 인사도 곧잘하고 어딜가도 넉살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전해듣기로는 학교 행사에서 팝콘을 한 봉지 더 받으려고 게다리 춤을 췄다고한다.) 그에 비해 첫째는 (많이 나아졌지만) 수줍음이 많고 긴장도가 높은 편이라 발표도 친구에게 다가가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다.




왜 이렇게 다른걸까? 의문점이 생겼을때 동생과 나를 떠올렸다. 그리곤 이런 답을 내렸다. 그냥 그렇게 태어났고 그렇게 자랐고 그렇게 살고 있는거구나. 아이들 성격은 몇번이고 바뀐다는 육아 선배님들의 얘기만 놓고봐도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10대 20대 거절을 잘 하지 못했던 성격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은 네가? 정말? 할테니까. 가끔은 변하지 않는 어떤 부분에 답답하기도 하지만 어쩌겠나. 그게 나인걸...


문득 이렇게 달라도 서로를 보며 배우는 것들이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아 이럴때는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저때는 저렇게해보면 좋겠구나. 아이들은 크게 느끼지 못하겠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매 순간 상호보완 작용이 일어나고 있으리라. 이렇게나 성격도 행동도 입맛까지 다른 둘이지만 좋은(?) 면도 있다. 특히 음식을 먹을 때 두드러지는데 망고 빙수를 먹으면 첫째는 망고만 둘째는 빙수 부분만 먹는다. 또 소떡쏘떡은 첫째가 소! 둘째가 떡! 을 담당. 그나마 이런거라도 잘 맞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부부도 형제 자매도 부모 자식간에도 성격이 다 맞을 수는 없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하며 오래오래 잘 지낼 수 있기를... 소세지 햄지 자매 화이팅. 조금 더 크면 가장 좋은 친구가 될거야.




지지 zizi

집에서는 두 딸의 엄마와 K - 장녀, 일터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한 공예가, 삶에서는 매사 긍정적이고 계획, 실천,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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