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물러가는 자리에, 마음도 조금 가벼워진다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는 걸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하다.
이토록 아름답게 지는 존재가 또 있을까.
나무들은 아프게 물들어가면서도
끝까지 빛을 품고 있다.
마치 “괜찮아, 이렇게 사라져도 아름답지?”
속삭이는 것 같다.
이번 달 내내 나는,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조금씩 내려놓았다.
시간, 관계, 그리고 마음의 무게까지.
그건 슬픔이 아니라 —
내가 나를 이해하게 된 증거였다.
가을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낮게 깔린 노을빛이 길 위로 스며들고,
그 위를 걷는 발자국마다
조용한 작별의 인사가 묻어난다.
이제 10월을 보내며,
나는 조금 더 단단해졌다.
다시 떠날 준비를 하며,
이 계절의 끝을 조용히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