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형 글쓰기와 대리 체험 루프 이론
오늘 이상하게 찜질방이 끌렸다.
왜냐면 찜질방에선 누울수있고,
목욕탕에선 물 위에 둥둥 떠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딱! 둥둥 무중력상태를 원한다.
해파리처럼 둥둥
하지만 수영장은 싫다.
거긴 뭔가 사람들이 너무 의욕적으로 움직인다.
나는 그럴 에너지가 없다.
그저 조용히 둥둥 떠다니고 싶은 것뿐이다.
그래서 찜질방을 검색했다.
가는 방법을 알아봤다.
버스를 타야 하네.
할인 쿠폰도 찾아야 하네.
...벌써 귀찮다.
그리고 그 순간,
뇌의 자동 시뮬레이션이 시작됐다.
짬질방 갈려면
샤워하고 -> 머리 정리하고-> 옷 입고-> 목욕 용품 챙기고 -> 버스 타고 -> 티켓 끊고-> 찜질복 갈아입고-> 또 샤워하고-> 찜질하고 -> 땀 흘리고-> 다시 씻고-> 옷 입고-> 다시 버스 타고 돌아오기
........ㅋㅋ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다녀온 기분이다.
몸은 가만히 있는데,
피로와 귀찮음은 간접경험 100%
벌써 짜증 나니까 상상으로 개똥이론을 만들어 보자
대리 체험 루프 이론
(Proxy Experience Feedback Loop Theory)
- 뇌는 실제 행동 없이도,
상상만으로 감정적 피로를 생성할 수 있다.
마치 또 다른 ‘나’를 시켜서 찜질방을 대신 다녀오게 하고, 나는 그 피드백만 받는 현상
주의 사항
-이 시뮬레이션은 대부분 부정적인 결과만 남긴다.
-좋은 점은 흐릿하게, 귀찮음은 선명하게 남는다.
-객관적인 판단 능력이 약화된다.
서브 이론
뇌 시뮬레이션 감각 잔상 효과
(Residual Sensory Feedback Distortion)
뇌가 돌린 루틴은,
실제 피로의 30~50%를 선지불하게 만든다.
예시
-찜질방 안 갔는데 노곤함 발생
-설거지 안 했는데 손이 마른 느낌
-외출 안 했는데 귀가 후 피로감 발생
ㅋㅋㅋㅋ 그럴듯한데?
이렇게 찜질방 하나 때문에 시뮬레이션도하고 개똥이론도 만드니까
너무 피곤해져서,
즉각적 보상과 작은 위로를 위해
파스타가 먹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과정을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내 상상의 뒷면을 들여다봤다.
귀찮음 뒤엔
여유롭게 쉬고 싶다,
토요일을 즐기고 싶다
즐겁게 물놀이 하고 싶다
그런 편안한 바램들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그걸 알아차리는 순간,
파스타도 먹고 찜질방에 가고 싶어졌다
행동은 아직 안 했지만, 뇌는 이미 다녀왔고
그걸 글로 정리하면서,
나의 오늘 하루 방향도 바꿨다.
글이 나의 시뮬레이션을
조금 덜 귀찮게,
아주 많이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나는 지금 생존형 글쓰기를 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