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년 예술인X기획자 아카이빙 취재 : 김은경
저는 광주에서 국악과 연극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종합 예술인 박지연입니다.
네, 지금은 저 자신을 종합예술인이라고 표현합니다.
오랫동안 국악을 전공했기에 한때는 국악인이라는 정체성이 매우 강했고, 연극을 시작했을 때는 그 사이에서 혼란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연극을 한 지도 8~9년이 되어가고, 무대 경험이 쌓이면서 스스로를 연극인이라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게 되었죠
그래서 지금은 국악인이면서도 연극인인 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종합예술인’이라고 생각해요
국악으로는 개인 프리랜서로 공연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악가요부터 트로트, 창작국악, 창극 등 다양한 작품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작품으로 말씀드리자면 순천의 창극 <낙안읍성 김빈길 장군>, 순천만의 절경을 재미있게 풀어낸
<순천만 수궁가>를 많은 사랑 속에서 6년째 이어서 하고 있습니다.
배우로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기억남는 작품으로는 5.18을 다룬 뮤지컬
<다시 봄>, 아동뮤지컬 <봄날의 꿈>, 아동극 <통이와 뚝딱이 할아버지>등이 있습니다.
또한, 광주 시립극단 오디션에 도전하여 고전명작 시리즈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참여했던 광주시립극단 제24회 정기공연 <위선자 타르튀프>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3.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계획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광주에서 많은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로맨스 코미디 연극을 만들고 싶어요.
밝고 유쾌한 이야기로 관객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작품을 통해 연극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길 바라요. 예를 들어 광주국악상설공연은 관광객을 주요 타겟으로 한 관광형 공연 콘텐츠로 자리 잡았어요. 광주 패키지 여행 일정에 포함되면서 관객 유치에 효과적인 방식이죠. 국악이 광주 고유의 것은 아니지만, 남도 소리는 국악의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에 그 공연이 광주에서 열리는 건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극 분야는 아직 이런 관광 콘텐츠나 즐길 거리로 연결된 사례가 부족한 것 같아요.
광주의 슬픈 역사적 콘텐츠만이 아니라, 밝고 경쾌한 이야기로 광주를 찾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연극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네. 그렇게 하고 싶지요. 저의 최종 목표는 연극 관람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거예요.
예를 들어 국악은 길거리에서 노래 한 곡만 불러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연극은 스토리 중심의 예술이다 보니 관객이 그 흐름을 이해하고 몰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시선을 끄는 데에는 한계가 있죠.
그래서 저는 모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요소가 담긴 작품이 있다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 작품은 반드시 대학로 무대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 목표와 방향성에 공감하고, 함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는 예술인이라면 장르에 관계없이 누구와도 협업하고 싶어요. 연극의 경계를 확장하고, 관객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시도를 함께 해나가고 싶습니다.
전문예술인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배움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전공을 살려 활동하다 보면,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주변 지인들이 강사로 계신 경우가 많아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그래서 동료 예술인들끼리 서로의 재능을 기부하고,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두 번씩 모여 무용, 연기, 악기 등 각자의 전공을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의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특히 연극 분야에서는 악기 하나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오디션에서 큰 경쟁력이 되기도 하거든요.
예술가들은 종종 불안정한 수입 속에서 살아가며, 교육 프로그램 수강을 위한 비용이 부담스러울 때도 많아요. 특히 1~3월처럼 지원사업이 거의 없는 시기에는 시간은 많지만 금전적 여유가 없어 자기개발이 어려운 경우가 많죠. 이런 시기를 활용해 예술가들끼리 서로의 전공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역량강화 프로그램과 커뮤니티가 마련된다면, 전문예술인으로서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삐걱대며 모르는 분야의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건 친근하고도 낯선 기분입니다. 같은 바다에 있지만 다른 해산물과 소통하는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너무 가깝게 살고 있지만 갑각류와 조개처럼 비슷한듯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하는 일인것 같습니다. 최대한 모나지 않게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도요. 좋은 소식들을 늘 기대하며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인터뷰어 : 김은경
문화도 기획도 예술도 관련없던 곳에서부터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우리 삶은 연결되어 있고 유대가 모든 핵심이리라 믿으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기필코 다시 만날 수 밖에 없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아마도 분명 작품이나 기획으로요.
주요 활동
- 실전형 문화기획 전문학교 <호랭이스쿨> 사무국장
- 편지로 연결되는 마음 <사막여우 비밀우체국>
- 5.18 프로젝트 <레드카펫>
- 책 공유 프로젝트 <거시기>
본 인터뷰는 2025년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특별의제
‘문화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