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김도휘
안녕하세요, 김정수입니다. 광주에서 드럼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커버 곡 연주를 하기도 하고, 드럼으로만 이루어진 창작곡을 연주하기도 해요. 그리고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2. 어떤 활동, 작업을 하시나요?
드럼 연주를 합니다. 드럼 솔로 공연도 하고 투 드럼도 하고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특히 2021~2023년에는 드럼 패드와 드럼만 놓고 혼자 하는 걸 전국적으로 많이 했습니다. 다른 악기는 일절 쓰지 않고 드럼으로만 이루어진 공연인데, 이건 캐나다에서 봤던 드러머의 공연을 제 방식대로 재해석해 본 거예요.
그리고 여러 명이 하는 것처럼 연주하는 공연도 있었어요. 특히 2023년에 처음 시도했던 투 드럼은 될지 안될지 확신이 없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 그리고 올해는 충장축제도 도전했습니다.
- 그럼 올해 충장축제에서 공연 볼 수 있는 건가요?
결과는 아직 안 나왔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웃음)
- 창작곡은 어떤 곡인가요?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만들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삶이 뭘까 고민했어요. 삶은 자연스럽게 사는 거잖아요. 이걸 표현하고 싶어서 제가 가상 악기와 MR을 만들어서 드럼 솔로 연주를 했습니다. 현대인이 바쁘게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행복하게 살아보자 이런 서사죠. 지금까지 제가 만들었던 것 중에서 제일 컸던 것 같아요. 또 특이하기도 해서 대체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이게 사실 계획적으로 시작했던 건 아니었어요. 기획서를 우선 써봤는데 선정이 돼버린 거예요. 청춘마이크 기획자들은 제 음악을 궁금해하고, 일단 저도 저질렀으니 만들어야 했고, 밤을 새우며 불태웠죠(웃음)
- 교육도 하신다고 하셨는데요.
음악교육은 제 인생의 구원자 같은 느낌이죠. 제가 이걸 재밌어할지 저도 처음엔 몰랐습니다. 교육으로 제가 누군가의 꿈을 만들어줄 수도 있고, 일상의 탈출구를 만들어줄 수도 있는 거예요. 우연히 시작하게 된 일인데, 하다 보니까 저도 열심히 하게 되고 왜 이 사람이 이걸 어려워할까 연구하게 되더라고요. 배우시는 분이 정말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던 거를 결국에 해내게 됐을 때 그게 아주 좋았어요. 그러면서 제 실력도 늘었고요.
- 저희는 그런 걸 천생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하하.
우선 드럼 솔로로만 1시간 공연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지금 30분 연주하는 것도 숨이 벅차거든요. 솔직히 관객 입장에선 드럼 커버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3분마다 지루하지 않게 드럼으로 테크닉같은 무언가를 보여줘야 해요. 원래 평범한 반주면 1시간에 두 번 할까 말까 하는데 3분마다 한 번씩 하니까 체력적으부담이 돼서 어렵죠. 하지만 체력이 받쳐준다면 10년 안으로 솔로 공연을 꼭 완주하고 싶어요. 특히 대학축제 무대에서 해보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하고 싶었는데요. 지금은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보다는 대학축제에서 하고 싶습니다.
- 대학축제가 부담되는 이유가 뭘까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예술에 관련된 사람들이 주로 모여 있는 곳이니까 음악적으로 받아들이는 폭이 넓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대학축제는 조금만 삐끗해도 현장에서 바로 반응이 오는 편이죠. 아주 살벌해요. 그래서 뮤지션들끼리는 대학축제에서 성공한 사람이 진짜 성공한다고 말해요. 우리가 아는 유명한 뮤지션 중에서도 대학축제를 계기로 뜬 사람들이 많아요.
그리고 버스킹에도 관심이 있는 편입니다. 예전에 서구에서 진행했던 <도심 속 문화예술축제>에 나갔는데요. 그 공연을 하면서 버스킹이 생각보다 재밌다는 걸 깨달았어요. 금호동 먹자골목에서 한 번 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어요.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모였던 공연이에요. 그래서 버스킹 공연을 40번 해보는 게 목표입니다. 길거리에서 사람의 눈을 볼 수 있다면 무대에서도 사람의 눈을 마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정말 저를 위한 목표라서 꼭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게 있는데요. 댄스팀이랑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댄스팀이 사용하는 음악이 드럼 솔로 연주하기에 좋은 음악들이 많은 편이에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이게 음악들이 딱딱 맞더라고요. 제가 드럼 레슨도 하니까 댄스 중에서 락킹이나 비보잉 하는 분들도 가르쳐봤어요. 그분들이 원하는 음악을 몇 곡 들어봤는데 드럼 치기에 좋은 음악들이었어요.
국악 콜라보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완전 하드한 국악, 종교음악에 관심이 있습니다. 굿판에서 연주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제가 인연이 닿아서 그 음악을 한 번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말 국악 중에서도 완전 한국 전통 음악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멋졌습니다.
궁금하시면 영화 <곡성>에 나왔던 굿 장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곡성>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곡성>이랑 거의 비슷하거든요. 영화에 나온 그 음악을 한 번 할 때 3~4시간 한다고 보시면 돼요. 보통은 5분만 해도 지칠 것 같잖아요. 그걸 몇 시간씩 연주하시는데 진짜 몰입감과 소울이 강렬합니다. 말 그대로 영혼을 갈아 넣어서 연주합니다. 제가 봤던 음악 중에서 가장 강렬했어요. 제 음악관을 깨게 된 사건이었죠.
무조건 동료죠. 제 생각이지만 지원사업과 정책은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내는 힘이 있어요. 최근에 깨달은 게, 제가 지나온 모든 자리가 소개의 소개로 이어진 것들이었어요. 이걸 지금까지 놓치고 있었죠. 고립이 좋은 줄 알았는데 여러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는 게 참 중요합니다. 거기서 서로서로 질투도 하고 경쟁도 하고 거기서 재미있는 음악도 나오고 무언가가 계속 만들어지는 거죠.
인터뷰를 마치며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던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는다. 인생 경험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세상 사람들의 삶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었다. 나는 여전히 아는 것이 너무도 적다. 오늘 또한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낯선 현실을 통해 배움을 얻어간다.
인터뷰어 김도휘
즐겁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했다. 최근에서야 삶의 깊은 즐거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온다는 걸 깨닫고 타인의 세상에 들어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주요 활동
- 반려동물 입양 캠페인 <COME AND SEE ME> 운영
- 젊은 문화예술단체 연대 플랫폼 <상상실현 네트워크> 간사
본 인터뷰는 2025년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특별의제
‘문화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