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김은경
안녕하세요, 최장군이라고 합니다. 스트리트 댄스 23년 차이고, 요즘은 페스티벌 DJ도 겸하고 있어요. 공연팀들끼리 서로 소개·연결해 주는 소규모 에이전시도 함께 운영합니다. 무대는 지역 축제부터 기획공연까지 오래 서다 보니 제 정체성은 ‘예술가’라기보다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무대인’에 가깝다고 느껴요.
이 정도의 연차가 되고 나면 한 방향으로만 일하지 않고 무대·기획·연결 세 축으로 움직여요. 지역 축제나 일반 행사에 참여하고, 때로는 기획 공연에 합류하거나 저희 쪽에서 소규모 콘서트를 만들어 올리기도 합니다. 협업으로는 광주비엔날레 개막 미디어아트 퍼포먼스에 참여했고, 전시장(조각·미술 작품 공간)에서 동작을 공간에 맞춰 풀어내는 퍼포먼스 같은 것도 하죠.
한편 광주 스트리트 씬은 팀 풀이 적고 연락망이 분절돼 있어요. 보통 학원·대행사 루트로 일이 오가다 보니 생긴 문제인데. 제가 오래 활동하며 쌓인 인연을 바탕으로 후배 팀을 무대·기관·대행사와 매칭하고 적정한 페이에서 일할 수 있게 연결하는 일을 주로 하고있어요.
예전에 충장동에 ‘밀리오레’가 있던 시절 아시나요? 거기에서 작은 대회 예선만 60팀이 몰릴 정도로 열기가 컸는데, 지금은 공연으로 지속 활동하는 인원이 많이 줄어 생계·지속성의 어려움을 체감합니다. 그래서 상업·자체 제작 비중을 키워 현장성을 지키며 계속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제 주제는 ‘소통’ 인 것 같아요.
처음 활동할때는 내가 멋있는 춤, 그 다음에는 멋있을 수 있는 음악을 택하면서 ‘왜 나를 봐주지 않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었는데. 여기서 나아가 설득에 대한 과정의 필요성을 느꼈죠.
제가 무대에 올라간 횟수를 셀 수도 없지만,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점점 단순하면서 나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소통이 가능한 공연들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춤이라는 장르 내에서 매너리즘과 같은 여러 흔들리는 상황들에서 저를 지켜주더라구요.
예술인보다 무대인이라는 타이틀을 더 좋아할 정도로 관객과 무대 안에서 소통하는 것들이 좋아요. 그게 지금 춤을 계속 추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요. 이 소통을 통해 내가 전달하고 싶은 감정, 무드 등 여러 가지 결과를 포함해서 이끌어내고 표현했을 때 만족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당장 생각나는걸로는 미디어아트 결합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어요. 스트리트가 순간 임팩트에 그치기 쉬운 만큼, 관객이 끝까지 보게 되는 구성을 더 고민하려고요. 게다가 제가 할 수 있는 색을 명확히 보여주면서도 소통이 잘 되는 방식으로 꾸려나갈 수 있어서 하다보니 점점 좋아지는 표현 방법입니다. 점점 무리한 확장보다는 안정감 있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 안에서 저만의 무드와 호흡을 계속 쌓아가려 합니다.
저희는 넓게 실현하고있죠. 국악 단체·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아카펠라·전자바이올린, DJ·미디어아트, 한국무용·현대무용과도 함께 작업했어요. 전시장·조각 전시와 결합해 공간의 분위기·형상을 몸으로 번역하는 퍼포먼스도 했고요. 요약하면, 스트리트 댄스는 확장성이 넓은 장르라 의지만 맞으면 다양한 장르와 충분히 호흡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인식’과 ‘경로’예요. 광주에서 스트리트 댄스를 독립된 예술 영역으로 보는 인식과 카테고리가 아직 약하다는 점이에요. 지원사업 항목도 많지 않습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프로그램 등 일부는 있으나, 장르 본연을 지원·선정하는 건 연간 건수가 손에 꼽히는 수준이니 체감되지요. 무용 지원 조건과도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어 진입·양성 루트가 빈약하죠. 현장에선 스트리트가 다른 공연의 임팩트(포인트)로만 쓰이기도 했고, 물론 어느정도는 선택의 결과라는 자각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저평가·저페이를 겪으며 단체·제도와 거리를 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공공기관의 태도가 예전처럼 “지시”가 아니라 먼저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고 묻고 협의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걸 체감했어요. 결국 사람은 많지만, 이를 무대로 잇는 연결점이 부족하다는 게 현실 인식입니다.
주요 활동
- JACKPOT CREW 대표
- 가온대중예술아카데미 실용댄스학부 원장
- 광주광역시 자원봉사 홍보대사
- 광주생활무용협회이사
메일: jackpotcrew@naver.com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jackpot_general
인터뷰어 김은경
문화도 기획도 예술도 관련없던 곳에서부터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우리 삶은 연결되어 있고 유대가 모든 핵심이리라 믿으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기필코 다시 만날 수 밖에 없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아마도 분명 작품이나 기획으로요.
본 인터뷰는 2025년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특별의제
‘문화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